전경련 “대형마트와 함께하는 상생 노하우 3가지 비법은?”
2015-03-26 15:46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대형마트의 상생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행사, 일회성 지원을 넘어 중소협력업체 및 전통상인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대형마트의 대표 상생협력 사례를 분석하여 성공적 상생을 위한 3가지 노하우를 공개했다.
◆결정적 한 가지를 해결해줘라
첫째, 브랜드의 경우 롯데마트는 중소협력업체와 공동 개발하는 ‘손큰’, ‘어깨동무’ 브랜드 시리즈를 통해 우수 중소업체를 발굴·육성하고 있다. 두부, 치약, 세제 등의 제품을 협력업체와 함께 개발하여 최근 2년간(2013~2014년) 총 5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두부, 자몽차, 액체세제 등 일부 품목은 상품군내 매출 1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둘째, ‘적재적소’의 자금지원이다. 이마트는 단열에어캡(일명 뽁뽁이) 제조 중소업체인 ‘현대화학’에 원자재 확보와 신제품 투자비용으로 동반성장기금 5억 원을 지원했다. 현대화학은 이 자금을 통해 비수기인 여름철, 원자재를 미리 확보하여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고, 그 결과 작년 겨울 43만개의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미래를 공유하라
진정한 상생을 위해서는 ‘주고나면 끝’나는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공유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대표적 방법이 협력업체의 기술과 대형마트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상품 공동 기획·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광장시장 명물인 ‘순희네 빈대떡’을 빈대떡 가게와 함께 상품화해 2013년 9월에 출시했다. 전통시장은 이를 통해 골목상권을 넘어 전국상권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출시 이후 2015년 2월까지 누적판매량 12만개, 9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작년 4월에는 이마트와 함께 도쿄 식품박람회에 출품하여 해외 시장도 노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5월 중소업체인 한국바이오플랜트와 함께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20억 원의 자금을 한국바이오플랜트에 선 지원해 생산설비 마련 및 쌀의 파손을 줄이는 세척 공정, 공기접촉을 최소화하는 밀폐 라인 등 첨단 설비 도입을 지원했다. 그 결과 즉석밥 출시 후 3개월 간, 롯데마트는 즉석밥 매출이 20% 가량 증가했으며, 바이오플랜트는 200% 이상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쟈뎅(원두커피), 대한다업(마테차), 담터(메밀차) 등 중소업체와 협력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마트가 각 산지로부터 원료를 구매하면, 협력회사가 이를 가공하고, 다시 이마트가 전량 매입하여 판매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사람을 중요시하라
성공적 상생협력을 위해서는 물질적 지원보다 더 중요시해야 하는 것이 협력사 및 전통상인과 인간적 관계다. 협력사 및 전통시장 상인의 애로에 공감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역량향상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을 위한 노력이다.
대형마트 3사는 협력사와 중소상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일방향적 교육을 넘어 협력사 임직원이 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사전에 조사하고 맞춤 개발하여 고객 분석, 최신 마케팅 트렌드 등의 실무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협력사 임직원을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해외동반진출 과정, 관리자 역량향상과정 등 350~450여개의 강좌를 개설해 2012~2014년까지 총 3500여명의 협력사 임직원에게 교육을 제공했다.
중곡제일시장 내 위치한 이마트에브리데이 중곡점은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상인과 공감한 대표적 사례다. 이 매장은 2014년 9월 전통시장과 상생을 위해 채소·과일·수산물 등 신선식품을 자진 철수했다. 또한 시장상인과 소통을 통해 시장상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통로개방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소비자들이 이마트에브리데이 매장 문을 통과해 시장 내부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수한 협력업체가 곧 대형마트의 경쟁력이다. 대형마트와 납품업체는 경쟁관계가 아니라 상생의 협력관계”라며 “‘골목상권 대 대형마트’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