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 그녀가 난소를 제거한 이유는?

2015-03-24 17:54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난소암, 가족력 영향 있어

[사진 제공=온종합병원]


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40·여)가 최근 난소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UN 등에서 인권운동가로도 활동 중인 그녀는 지난 2013년 2월 유방암 예방을 위해 양측 유방을 절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에 그녀가 난소를 절제하게 된 이유도 최근 혈액검사 결과에서 초기 난소암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머니를 포함해 가족 중 세 명의 여성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젤리나 졸리 외에도 영화 007의 제임스본드역을 맡았던 배우 피어스브로스넌 역시 아내와 딸을 모두 난소암으로 잃기도 했다.

난소암은 난소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난소는 아랫배 깊숙이 양쪽에 하나씩 자리잡고 있는 아몬드 모양의 기관이다. 난소는 난자를 내보내는 기능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능은 생리주기와 임신을 조절하고 유방의 발달 등 여성의 성징에 관여한다.

2013년 국가암정보센터가 발표한 암 사망 통계에 따르면 난소암은 여성암 중 2위를 차지해 유방암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암이다. 난소암은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고 난소암 환자 중 70%는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돼 암의 전이률이나 사망률이 매우 높다.

난소암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가 종양이 커질수록 하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또 방광이 눌려 자주 소변을 보게 되며 말기에는 종양이 전이돼 복수가 차거나 흉곽에 물이 고여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이 있다. 이외에도 헛배가 부르고 아랫배가 더부룩하며 식욕이 없거나 체중이 줄어들고 변비가 생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성교시 통증이나 생리가 불순한 여성들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40∼50대에서 빈번하게 생기는 난소암은 아직 발생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젤리나 졸리처럼 가족 중 난소암 환자가 있거나 유방암, 자궁내막암, 직장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난소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과 골반 내진을 시행하고 난소 종양이 의심되면 질 초음파, CA125 양표지자 혈액 검사, CT나 MRI 등의 검사를 시행하고 수술을 통해 적출한 난소종양의 조직 검사를 통해서 최종 진단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은 수술로 종양을 절제한다. 그리고 수술을 시행한 이후 몇 기 암인지에 따라 환자의 건강과 상태를 고려해 추가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1기와 2기의 5년 생존율은 80∼100%이며 종양의 조직분화도에 따라 달라진다. 3기는 20∼40%로 급격히 낮아진다.

대부분 40대 이상 여성에게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에게도 나타나면 임신을 원하는지 여부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진다. 초기 암의 경우 종양이 있는 난소를 제거하고 다른 쪽 난소나 자궁은 그대로 두어 임신이 가능하게 하지만 대부분 암의 전이를 막기 위해 양쪽을 모두 제거한다.

부산 온종합병원 여성센터 장진석 과장은 “최근 종합병원에서도 암센터를 운영하는 등 암 치료가 발전하면서 난소암 역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면 완치율과 생존율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난소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30대 중반 이후 여성이라면 반드시 1년에 한 번씩 여성암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