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신대지구 외국인학교 '분양 미끼용'으로 쓰이고 사실상 설립 무산
2015-03-24 17:05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첫 외국인학교 설립으로 관심을 끌었던 순천신대지구 메이플립 외국인학교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외국인학교 설립이 분양용 미끼로 활용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4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과 순천시에 따르면 신대지구에 외국인학교 설립하려던 메이플립 재단이 설립승인 인가 신청 등의 행정절차를 밟지 않아 설립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실상 포기 수순에 들어 간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법상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설립될 경우 이익금을 본국에 송금할 수 없는 등의 규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설립승인 절차, 재단 측의 설립자금 국내 유입 등이 미뤄지면서 3차례나 개교를 연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더욱이 메이플립재단 측은 510억원에 달하는 부지를 광양만권경제청으로부터 무상 양도받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 설립허가 신청서류를 마감시한까지 제출하지 않는 등 설립 의지도 의심받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메이플립 측이 학교설립을 위한 후속조치를 밟아야 하지만 그 어떤 움직임도 없는 상태다.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메이플립 재단 측에 공문 등을 통해 압박을 하고 있는데도 묵묵부답"이라며 "재단 측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무산됐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설립될 경우 이익금을 본국에 송금할 수 없는 등의 규제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순천 신대지구 학교 설립 프로젝트는 차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입장을 정리해 조만간 정확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천신대지구 외국인학교 설립 문제는 처음부터 '뜬구름 잡기'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 40여개 외국인 학교의 경우 외국인 학생이 적어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실정에서 과연 중소 도시인 순천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또 1만 달러가 넘는 엄청난 수업료 부담과 귀족학교에 대한 거부감, 경기침체에 따른 외국인 기업 유치 저조 등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특히 일각에서는 신대지구 외국인 학교 설립 문제는 중흥건설이 조성한 신대지구 분양을 위한 '미끼용'이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외국인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해온 외국인학교가 아파트와 상가 분양 광고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면서 입주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줬다는 것이다.
실제 신대지구 내 중흥 S클래스 아파트 일부 평형의 청약률은 최고 경쟁률 4.79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