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제공동연구팀, 나노선의 두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

2015-03-22 12:00

박홍규 고려대 교수 [미래부 제공]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반도체 나노선의 두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기술이 한미 국제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번 연구로 원하는 색깔의 빛만을 선별해 흡수하는 새로운 나노 광소자 개발의 가능성이 열렸다. 이 기술은 궁극적으로 특정 빛만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값싸고 간편한 광검출기 개발에 응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박홍규 고려대 교수와 찰스 리버 하버드대 교수가 주도하고, 노유신, 박사후 고려대 연구원과 김선경 경희대 교수가 참여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3월 10일자에 게재됐다.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의 두께를 갖는 머리카락 모양의 반도체 나노선은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크고, 독특한 전기적․광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나노레이저나 나노태양전지와 같은 차세대 나노 광소자에 활용된다.

특히 반도체 나노선의 전기적, 광학적 특성은 나노선의 두께에 따라 크게 변해 나노선의 두께를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노선의 두께를 조절하고, 하나의 나노선에서 다양한 물질과 구조적인 특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도록 나노선을 합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플라토-레일리 불안정 원리를 반도체 물질의 결정성장 과정에 적용, 반도체 나노선의 축 방향으로 주기적으로 두께가 바뀌는 껍질 구조를 합성해 나노선의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플라토-레일리(Plateau-Rayleigh) 불안정 원리란 표면 장력에 의해 얇은 1차원적 물기둥이 점차 갈라져 여러 개의 작은 0차원 물방울들로 변하는 자연 현상을 설명한 원리다.

연구팀은 껍질을 성장시킬 때 낮은 압력에서 가스를 주입하면 표면 에너지가 감소해 나노선의 축 방향으로 주기적인 껍질 구조가 형성됨을 발견하고 합성 조건에 따라 껍질의 종류뿐만 아니라 두께와 주기, 단면의 모양까지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주기적인 껍질을 갖는 실리콘 나노선의 광학적 특성이 나노선 껍질의 두께와 주기에 따라 확연히 다른 광산란 및 광흡수 특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특히 껍질의 주기가 6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인 실리콘 나노선의 경우, 껍질이 얇은 부분은 파란색 빛만을, 껍질이 두꺼운 부분은 초록색 빛만을 주로 흡수함을 알아냈다.

박홍규 교수는“이번 연구는 나노선 합성이라는 새로운 연구분야를 개척한 의미 있는 연구성과”라며, “주기적인 껍질을 갖는 나노선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광학 흡수 특성을 이용해 원하는 빛만을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광소자를 개발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