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보험사기 탓에 외제차 부품가격 또다시 도마 위

2015-03-22 09:00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LP700-4 로드스터[사진=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제공]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최근 경남 거제에서 발생한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가 보험사기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제차의 비싼 부품가격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보험업계는 이 같이 고액의 보험금을 노린 사기를 예방하려면 외제차의 부품가격 투명화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전체 보험사기 규모는 5190억원으로 전년(4533억원)보다 14.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동차 보험사기는 2821억원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다.

여기에 최근 람보르기니 추돌 사고가 화제가 되면서 보험사기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 14일 거제의 한 도로에서 외제차인 람보르기니와 SM7이 충돌한 바 있다. SM7 차주가 가입해 있는 동부화재는 두 차주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소송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해당 사고로 인한 람보르기니 수리비는 1억4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에 따른 렌트 비용은 하루 200만원이다. 외제차는 국산차보다 수리비용이 비싸고 수리비 책정 자체도 불투명해 이를 이용한 보험사기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외제차 부품가격 투명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도한 외제차 수리비는 보험사의 손해율 악화로 이어지고 이는 곧 선량한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기도 한다.

2015년 1월 기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자동차 손해율은 86.4%에 달한다. 특히 이 손해율은 차량 운행이 늘어나는 여름이나 겨울철에는 90% 가까이 치솟는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부품협회 홈페이지에서 외제차 부품가격을 통합적으로 공개하는 서비스가 시범운행되고 있으나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며 "여기에 외제차 부품가격 투명화를 위한 관련 제도가 마련된다면 연간 180억원의 보험금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 부품제도 정부와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들어 외제차를 대상으로 대체부품 인증제도가 시행됐지만 유통구조나 부품업체 부족 등의 문제로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대체 부품을 활용하면 국산차 대비 5배 가량 비싼 외제차의 부품가격을 낮출 수 있고 수리기간을 단축하면서 렌트 비용도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업체들이 대체 부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디자인보호법 등 관련 법규 및 약관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