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IPO 걸림돌은 예탁결제원?

2015-03-23 06:00

왼쪽부터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사옥 전경.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국거래소에 대한 조직개편을 시사해 기업공개(IPO)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인 가운데 한국예탁결제원을 자회사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거래소 한 고위관계자는 "과거에도 지주전환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IPO를 추진했었다"며 "자본시장 양대업무인 청산·결제를 각각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서 나눠 수행하고 있어 예탁원을 자회사로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을 비롯한 상당수 선진국을 봐도 거래소를 지주로 코스피나 코스닥 같은 주요 증시는 물론 파생상품시장, 시장감시위원회, 청산·결제기구가 모두 자회사로 속해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청산·결제기구가 하는 일은 자본시장 업무에서 핵심이다. 다자간 거래가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증시에서 안정적인 청산·결제는 신뢰도를 평가하는 잣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거래소가 중앙거래당사자(CCP)로서 청산을, 자회사인 예탁원은 결제를 맡고 있다.

거래소가 이런 이유로 자회사로 남기를 원하는 예탁원은 그러나 민영화를 통한 독립경영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유재훈 예탁원 사장도 올해 사업계획을 내놓으면서 "두 기관이 모두 민영화로 가야 하고, 거래소로부터 독립, 거래소와 경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감위도 거래소 IPO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 내부기관인 시감위를 금융위원회 산하에 편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관계자는 "거래소 IPO에 대해 당국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정부가 앞으로 이를 어떻게 정리할지 알 수 없고, 지금은 논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