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권 바꿔치기 무방비 ‘아시아 허브공항’, 안일한 항공사·국토부 “이례적 사례”
2015-03-19 18:26
일부 노선만 여권·탑승권 대조… 국토부 “18일부터 모든 노선 대조 실시”
19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천발 밴쿠버행 항공편(KE071)에 탑승 예정인 한국인 승객 2명이 인천발 방콕행 항공편(KE659)에 탑승하려던 중국인 승객 2명과 탑승권을 바꿔치기해 방콕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중국인 승객 2명은 인천발 비행기를 타려다 여권과 탑승권을 함께 검사하는 것을 보고 탑승을 포기했지만 한국인 승객 2명은 대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방콕행 비행기에 올랐다. 3시간여가 지나서야 대한항공측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회항하지 않은채 이튿날인 17일 오후 방콕발 인천행(KE660) 항공편을 이용해 방콕에 갔던 한국인 승객을 압송했다.
앞서 같은날인 16일 아시아나항공도 홍콩에서 각각 인천공항, 제주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던 한국인 탑승객 2명이 서로 탑승권을 바꿔치기하고 비행기에 올랐다가 뒤늦게 발견해 회항 조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탑승권 바꿔치기는 항공의 보안을 담당하는 항공보안법에도 관련 조항이 없는 '사각지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가항공보안 계획 지침에 따라 탑승구에서 탑승권으로만 신원을 확인토록 돼있다. 도착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호주·캐나다행 노선은 여권과 탑승권을 대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추가로 프랑스·영국·체코·뉴질랜드행 노선에 대해서도 대조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노선을 제외한 다른 노선은 검색대만 통과하면 얼마든지 바꿔치기를 통해 탑승이 가능한 셈이다.
국토부와 항공사 측은 탑승권 바꿔치기가 흔치 않은 사례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전에 탑승권을 바꿔치기해 적발된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국토부 항공보안과장도 “아시아나항공 회항의 경우 항공업계에서도 이전에는 없었던 사례라고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항공보안과장은 “아시아 환승공항 역할을 하는 인천공항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보안등급을 보유했다”며 “아시아나항공 보도 이후 18일부터 공문을 내려 모든 노선에서 탑승권과 여권을 대조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법령 개정 등 보안검색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공문이 계속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지침 개정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