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마약 복용 1300여만명, 아편전쟁 악몽 되살아나나

2015-03-19 17:13
중국 마약 범죄 및 복용자 꾸준히 증가, 지난해 범죄 32.7% 증가

[사진=중국신문사 ]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당국의 강력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마약 범죄와 중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지난해 중국 공안이 적발한 마약 범죄 건수는 14만6000건, 체포된 용의자만 16만9000명에 달했다고 19일 전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32.7%, 15.7% 증가한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 법학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실제 중국 내 마약 복용자는 13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이는 등록된 마약 복용자의 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아편으로 얼룩진 중국의 '아픈 역사'가 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과거 아편전쟁(1840~1842년)에 패하고 영국에 강제적으로 아편 무역의 문을 연 청나라는 반식민지로 전락하는 희대의 굴욕을 겪은 바 있다. 아편전쟁 후인 1984년 중국 마약 중독자는 8000여만명에 달했다.

사회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매년 소비되는 마약은 총 400t, 마약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연간 5000억위안(약 88조원)이 넘는다. 마약복용자의 75%가 35세 이하의 젊은층이며 매년 500억 위안(약 8조7000억원)이 마약 구입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올 들어 중국 유명 연예인의 마약 복용 소식도 계속 터져나왔다. 지난 1월 글로벌 액션스타 성룡(成龍)의 아들 방조명(房祖名·팡쭈밍)이 마약을 흡입,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체포돼 징역 6개월에 2000위안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며 2월에는 가수 인샹제(尹相杰)가 불법 마약소지 혐의로 징역 7개월에 2000위안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9일에는 영화배우 왕쉐빙(王學兵)이 마약 복용을 이유로 공안에 체포됐다.

마약으로 인한 사건 사고 소식도 계속됐다. 마약에 취한 운전자가 인도로 돌진해 소중한 생명을 빼앗고 마약 중독자가 학교에 난입 흉기를 휘두르기도 했다. 중국 공안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 내년 3월까지 집중 단속에 나선 것도 마약 범죄 증가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아편전쟁의 악몽을 겪은 중국은 마약 범죄에 유독 엄격하다. 마약을 50g 이상 거래하면 사형으로 다스린다. 지난해 한국인 마약사범 3명도 사형에 처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