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골프장, ‘줄도산’ 위기

2015-03-19 12:00
제피로스GC 회생 절차 중단…내장객 감소·입회금 반환 요청 등으로 경영 악화 일로…30개 중 8개 골프장 지방세 150여억원 체납

                              제주 제피로스GC                          [사진=제피로스GC 홈페이지]




한때 ‘골프 특구’로 불렸던 제주지역 골프장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4민사부는 제피로스GC(18홀·제주시 조천읍)의 운영자인 (주)제피로스가 2014년 10월21일 신청한 기업회생에 대해 지난 16일자로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결정했다.

제피로스GC는 회원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기업회생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기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해 회생절차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2006년 개장한 제피로스GC는 도내 골프장 난립과 회원권 만기에 따른 입회금 반환 등으로 수년 전부터 경영이 악화돼왔다. 체납한 재산세만 제주도에 41억3200만원, 제주시에 7억7500만원 등 50억원에 육박한다.

도내 다른 골프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제주도에서 영업중인 골프장은 30개다. 이중 8개 골프장에서 미납한 체납액만 지난 1월말 현재 151억8800만원이다.

타미우스와 세인트포, 호원 골프장 등 세 곳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기업회생절차를 밟거나 이행했다. 도내 1호 골프장인 제주CC는 기업회생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13년 8월1일 부도난 제주CC는 주채권자인 제주은행이 그해 9월 법원에 경매를 신청했으나 네 차례 유찰됐고, 현재는 경매가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4개 골프장도 부동산 채권을 압류당하거나 체납액 분납 이행을 약속하는 등 경영상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골퍼들 수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의 전체 내장객은 3314만여명으로 전년대비 6.7% 증가했다. 그러나 제주 지역 골프장 내장객은 178만6067명으로 2013년(186만2850명)에 비해 오히려 4.1% 줄었다. 홀당 내장객수도 전국 평균은 3738명이지만, 제주는 2460명으로 2013년에 비해 줄었다.

연도별 제주도 골프장 내장객수는 2009년 2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0년 180만명, 2011년 181만명, 2012년 173만명, 2013년 186만명, 2014년 178만명 등 매년 뒷걸음질치고 있다.

입회금 반환 요청에 경영수지마저 악화되고 있어 앞으로 제주도내 골프장의 줄도산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