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영국, G7 최초로 중국 주도 AIIB 정식 회원국 된다...미국 ‘발끈’
2015-03-13 10:1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영국이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의사를 밝혔다. 가장 가까운 동맹국 영국의 이 같은 '변심'에 미국은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중국의 각본대로 이뤄지고 있는 이같은 중국 편승 움직임을 경계하고 나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영국 재무부가 올해 말 정식 출범하는 AIIB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재정부 또한 영국이 AIIB 가입신청서를 보내왔다며 이달 말 영국이 정식으로 AIIB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은 "AIIB는 이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영국이 G7 주요국 중 처음으로 AIIB 멤버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영국의 이 같은 결정에 이례적으로 비난을 하고 나섰다.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 수십년간 유지해온 양국의 돈독한 관계가 이번 결정으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평했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G7이 AIIB 대처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 중에 영국이 미국과의 상의 없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우리는 중국의 지속적인 요구를 계속 수용하고 있는 이같은 추세를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AIIB는 미국의 세계은행(WB)과 일본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중심의 금융질서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지난해 10월 출범한 은행이다. 설립 자금은 500억 달러(약 56조1600억원)에 달하며, 초기자본의 대부분은 중국이 부담한다.
현재 AIIB에는 동남아 27개국이 참가 의사를 표명했으며, 지난 1월에는 서구 국가 중 처음으로 뉴질랜드도 참가의사를 밝혔다. 영국은 이번 결정으로 G7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AIIB 구성원이 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과 한국, 호주가 아직까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중국의 AIIB 설립을 WB 등 워싱턴에 본부를 둔 기존 글로벌 기구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공식적으로 AIIB 설립에 반대하지는 않고 있으나, 중국이 AIIB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이를 외교정책의 도구로 활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그간 동맹국들에게 AIIB 불참을 권고하는 로비도 펼쳐왔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