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눈먼 돈' 오명 국고보조사업 전수조사 실시…일부 폐지·통폐합

2015-03-11 14:40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이 11일 서초구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국고보조금 유관기관협의회 착수 회의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눈먼 돈'이라고 비판받는 국고보조금 사업 2000여개를 전수조사해 일부를 폐지하거나 통폐합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방문규 2차관 주재로 14개 주요 부처 기획조정실장과 민간 전문가,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고보조금 유관기관협의회'를 개최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국고보조금 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올해 국고보조사업 운용에 대한 평가를 강도 높게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이를 위해 그동안 매년 전체 국고보조사업의 3분의 1씩 평가해왔으나 올해는 2000여개 전체로 평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평가 결과 사업추진 및 재정지원 필요성이 적은 사업은 즉시 폐지하거나 일몰기한을 정해 단계적으로 폐지할 방침이다.

다른 사업과 중복되는 사업은 통폐합한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마련한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종합대책'의 과제별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정부는 보조사업 일몰제 도입, 부정수급자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 주요 과제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보조금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상반기 안에 국고보조사업 표준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3분기에는 부처별·사업별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 보조사업은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효율성 강화를 위해 보조사업 카드의 심야시간(오후 11시∼오전 4시) 사용, 유사유흥업소 사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규모가 3억원이 넘는 국고보조사업은 외부 위탁정산을 의무화하고 정산이 늦어지면 보조금 지원 제한 등 벌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부정수급 처벌 강화를 위해 '보조금법 개정안' 초안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3년마다 사업 존속 여부 평가, 연간 10억원 이상 보조사업 등에 대한 외부회계감사(매 2년) 의무화, 부정수급액 5배의 과징금 부과, 최대 20억원의 신고 보상금 등의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