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한의학 처방 원리(군신좌사) 규명으로 신약개발 토대 마련

2015-03-11 12:00

[사진=미래창조과학부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이상엽 KAIST 특훈교수가 주도하고 김현욱 박사 등이 수행한 연구에서 한의학의 처방 원리인 ‘군신좌사’의 유용성이 밝혀져 전통 천연물 기반의 신약개발 토대가 마련됐다.

이번 연구는 전통 한약의 인체 내 약효 작용원리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한약의 다중성분이 상승효과를 통해 다중표적에 약효를 발휘한다는 한의학 원리가 밝혀진 것이다.

한의학 처방 원리인 군신좌사(君臣佐使)는 임금에 비유되는 ‘군’은 가장 주된 약효를 제공하는 약이며, ‘군’의 약효는 신하에 비유되는 ‘신좌사’에 의해 극대화된다는 것으로, ‘신’은 군약의 효력을 보조, 강화하고, ‘좌’는 군약의 독성 완화 및 수반 증상의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사’는 처방의 작용 부위를 질병 부위로 인도하고, 여러 한약을 중화하는 데에 사용된다는 원리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을 통해 추진됐으며,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3월호에 게재됐다.

전통 한의학은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질병의 치료 및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줬으나, 한약 소재의 다양한 성분으로 인해 임상을 통한 효능 검증이 어려워 신약개발의 한계로 작용돼 왔다.

이에 연구진은 한약에서 발견되는 화합물들과 인체 대사산물들의 구조 유사도(structural similarity)에 주목, 전통 한의학의 화합물들이 구조가 유사한 대사 산물의 합성 대사경로에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구조 유사도 분석법을 토대로 전통 한약의 화합물들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사경로들을 예측했다.

그 결과, 천연물 한약의 제약 요소(간독성 등)를 극복하고, 동시에 서양의학 기반의 약물과 비견될 정도의 효능을 보이는 등 전통 천연물 기반의 신약개발 전략을 제시할 수 있었다.

한의학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다수의 화합물들이 상승효과를 통해서 약효를 발휘한다는 점으로 전통 한의학의 약효 원리가 명확히 밝혀진 화합물 조합들을 분석한 결과, 상승효과를 갖는 화합물 조합들은 대부분 주요 약효를 전달하는 화합물과 이를 보조하는 화합물로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엽 교수는 “한약의 작용 원리를 명확히 밝히고, 임상실험 및 인체 가상모델로 검증하는 것이 전통 천연물 기반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향후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