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종목 100선](17) ‘중국 인더스트리 4.0’과 함께 도래한 ‘상해기전’ 전성시대

2015-03-11 18:25

[그래픽 =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짝퉁에서 명품으로. 최근 중국 정부는 ‘메이드 인 차이나’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선언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2025년까지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전환하겠다는 마스터플랜 ‘중국제조(中國製造)2025’ 계획을 제시했다. 전통산업기술 개선, 과잉생산 해소, 기업 간 인수합병 재편 지원, 공업과 정보기술의 융합 등이 그 핵심 내용이다.

이 계획은 독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전략에서 이름을 따 ‘중국판 인더스트리 4.0’으로도 불린다. 이를 통해 위기에 직면한 중국 제조업을 살리고, 과거 ‘세계의 공장’ 중국이 누렸던 제조업 황금기를 재현하겠다는 복안이다.

‘중국판 인더스트리 4.0’ 시대 도래와 함께 수혜를 입게 될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수혜주는 크게 스마트 공장(자동화 생산 및 인터넷화 실현)·스마트 생산(기업 생산 관리 및 3D 기술 응용)·스마트 물류(사물인터넷 등을 통한 물류자원 통합 등) 등 3가지로 분류된다.

그 중에서도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목하는 기업이 있다. 중국 대표 엘리베이터 생산업체에서 로봇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상해기전(上海機電)’이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본격 시행 궤도에 올라설 다양한 국가차원의 정책이 상해기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유기업 개혁, 중국제조 2025, 신형도시화 계획, 부동산 부양책이 그것이다.

1993년 설립된 상해기전은 중국 최대 장비제조업체 중 하나인 상해전기(上海電氣 601727.SH / 02727. HK) 산하 국유기업이다. 상하이를 대표하는 국유기업인 만큼 혼합소유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국유기업 개혁의 호재가 예상된다.  

상해기전은 엘리베이터, 냉동에어컨, 인쇄·포장용품, 용접 기자재, 공정기기제조 등 7대 사업 분야에 관여하고 있다. 그 중 핵심 산업은 엘리베이터와 인쇄·포장용품 사업으로 지난 2013년 기준 두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 매출의 94.39%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상해기전의 경쟁력은 '중국판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봇산업을 비롯해 스마트 인쇄장비, 자동화기계 등 다양한 미래 성장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최대 투자 포인트는 로봇부품인 감속기 사업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상해기전은 지난 2013년 7월 로봇 부품 분야 선두기업인 일본 나브테스코(Nabtesco)의 중국법인 지분 51%를 인수하며 로봇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나브테스코는 전 세계 감속기 시장에서 6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업체다.

이어 최근 양사는 합자회사 설립을 통한 로봇 정밀 감속기 연구개발 및 생산 확대에 협의했다. 내년 1월 정식으로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연간 정밀감속기 생산량은 2016년 10만대에서 2020년이면 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공업용 로봇 소비국으로 떠올랐다. 올해 중국 로봇 시장 수요는 3만5000대에 달해, 전 세계 수요의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일체화 계획을 골자로 한 신형도시화 계획,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판자촌 개혁 등에 따른 수익성 상승도 기대된다. 엘리베이터 생산량과 부동산 시공면적 간 높은 상관성을 고려할 때 신규착공이 증가하면서 엘리베이터 및 기자재 수주도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기업과의 든든한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글로벌화 전략 또한 상해기전의 강점 중 하나다. 지금까지 상해기전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국가의 기업들과 12개의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엘리베이터 사업 및 로봇 사업 확장을 위한 일본 미쯔비시, 나브테스코 등과의 합작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30%에 달했던 연간 승강기 매출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긴 했으나, 상해기전은 지난 10년간 안정적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왔다. 전문가들은 상해기전이 실적 증가율에 비해 저평가 돼 있어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 3월 기준 시가총액은 238억6100만 위안이다. 지난 두 달간 상해기전의 주가는 23.0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