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공청회’ 박찬욱 감독 “대한민국이 엉망진창이 됐다” 위원장 사퇴 종용 통탄

2015-03-10 17:43

[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박찬욱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과 관련해 통탄했다.

10일 오후 5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미래비전과 쇄신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박찬욱 감독, 민병록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 임권택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가 참석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제 신작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런 부름에 나오지 않으면 안되는 지금 상황이 통탄스럽다”라며 “대한민국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감독은 “그나마 국내에서 잘 굴러가고 있는 게 부산국제영화제라고 생각했다.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려고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어떤 분들은 영화 ‘다이빙벨’ 때문에 생긴 문제이니 정치, 이념성 문제가 아니냐는 얘기도 하시더라. 영화제마저도 이념문제에 휘말리는 것이냐고 개탄하는 분들도 있더라. 저는 이념적인 면으로 채색한 것은 영화제가 아니라 (부산)시 쪽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영화를 선정하는)프로그래머가 영화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입장에서 이념이 투영된 영화만을 선택한 게 아니라 다양한 영화들을 선정해 왔는데 하나의 영화에 대해 이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가 이념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영화는 정치, 이념이 아닌 표현의 자유 문제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23일 정경진 부산시 정무부시장과 김광희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이 ‘서병수 부산시장의 뜻’이라며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해 중지 요청을 거부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관련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독립예술영화관모임,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전국영화산업노조, 한국영화학회 등 한국영화단체들은 26일 오전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을 즉각 철회하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후 이용관 위원장은 비리, 부패, 방만운영 등 오해가 있으면 검증을 받겠다고 공언했다. 칸, 베니스, 베를린, 로테르담영화제 측 등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표명,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