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수받고 떠나는'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차기 원장, 대안에 방점찍어야"
2015-03-09 10:28
첫 직장이었던 만큼 금융연구원에 대한 윤창현 원장의 애정은 남달랐다.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연구원들과 소주를 나눠마시며 사기를 북돋아주려고 노력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박선미·이정주 기자 =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이 3년간의 임기를 끝낸다. 오는 15일 퇴임하는 윤원장은 다시 교수로 강단에 서게 된다.
윤 원장은 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8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당시의 초심처럼 연구와 실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시원섭섭하지만 적절한 시점에서 변화를 주는 것 같아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연구원도 조직이다보니 연구원에 대한 평가, 언론과의 소통, 인사 등등 신경쓸 게 많았고 참견과 지원의 중립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본인의 경험을 떠올렸다. 윤 원장은 "1993년 이곳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 잔소리를 많이 들으면 주눅이 들어 오히려 연구에 방해가 되더라"며 "그때를 생각하니 연구원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원장이 낫겠다 싶었고 연구원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구원 자체 성과에서는 지난해 9월 금융연구원이 최초로 발표한 'KIF금융신뢰지수'를 들었다. 당시 금융에 대한 종합적인 신뢰도는 89.5점으로 긍정적 답변 18%, 부정적 답변 33%를 기록했다. 특히 10명중 7명은 금융당국의 감독기능을 불신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윤 원장은 "'금융권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추상적인 말들이 많았는데 숫자로 개량화했던 작업이었다"며 "물론 순수하게 신뢰지수를 진단해보자는 게 연구의도였는데 '당국을 흔든다'는 음모론까지 등장해 당황했던 기억도 난다"고 말했다.
좋은 가장이었냐는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윤 원장은 "주말에도 각계각층과 교류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연구 현안을 챙기느라 가족들은 신경을 못썼다"며 "강단으로 돌아가면 좀 더 낫지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1남2녀를 두고 있는데 막내 딸은 내가 환갑 때 고3이 된다"며 "오래 살아서 '보호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고 웃었다.
▲1960년 충북 청주 ▲1979년 대전고 ▲1984년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93년 미 시카고대 경제학박사 ▲1993~1994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1995~2005년 명지대 경영무역학부 교수 ▲2005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2012년~ 한국금융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