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뉴칼레도니아의 기적’ 박태준 나눔경영의 또 다른 실천
2015-03-08 10:5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동아시아의 발전은 돌고 도는 거야. 선진국을 중진국이 따라가고, 중진국을 또 후진국이 따라가고···그러다 후진국이 선진국이 되고, 그러는 거야.”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은 생전 포스코의 기술이전을 요청하는 중국업체들의 요청에 “다 주라”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도움으로 세계 최고의 포스코를 키워냈으니, 타국 후발업체의 성장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첫 해외 생산기지인 장가항포항불수강 건설에 이어 지금은 포스코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중국 바오산강철 제철소 구조물 건설 기술도 모두 넘겨줬다. 충칭강철과 협상이 진행중인 파이넥스(FINEX) 수출 건도 기술유출 우려에도 추진하는 이유는 이같은 나눔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박 전 회장의 경영철학은 포스코, 나아가 한국만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주변국도 성장해야 한다는 공동체론을 뼈대로 한다.
지난 6일 SNNC 광양 페로니켈공장에서 연산 4만5000t 규모의 2기 페로니켈 공장 종합 준공식은 박 명예회장의 유지를 이어온 포스코의 또 다른 성공사례다.
뉴칼레도니아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동쪽으로 1500km, 뉴질랜드에서 북동쪽으로 1700km 정도 떨어진, 프랑스의 해외 준주이자 오지 중의 오지다. 관광지로 알려졌지만, 경제를 책임지는 산업은 광업이다. 니켈·크롬의 세계적 산지로 유명하며, 니켈의 경우 채굴이 쉽고 공해 발생이 적은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인구가 적고 전문 기술이 부족해 자원 개발권한을 프랑스 업체가 장악했다. 국가 미래를 위해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힘으로 광업을 키우고 싶었던 뉴칼레도니아 정부는 수년간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제철소를 돌아다니며 투자 유치를 진행했지만 만나는 족족 좌절을 맛봐다. 프랑스의 견제와 함께, 공급과잉으로 채산성이 심각하게 악화된 스테인리스스틸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관심을 보인 업체가 바로 포스코였다. 스테인리스스틸 원료인 니켈 광산개발에서 제련, 제품 생산으로 이어지는 일관체제를 구축하려는 포스코의 입장과 뉴칼레도니아 정부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았던 것이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이 곳에 투자를 단행한 포스코 덕분에 뉴칼레도니아는 드디어 산업 자립 기반의 꿈을 실현했다. 2008년 11월 연산 3만t 규모의 1차 공장 준공식 때에는 뉴칼레도니아 행정 대통령과 주지사 등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포스코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2기 공장 준공식에도 미쉘 꼴랑 프랑스 정부 대표, 폴 네오친 뉴칼레도니아 북부주지사 등 뉴칼레도니아 정부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네오친 주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니켈 프로젝트는 미래를 위한 커다란 도전이었으며, 신뢰 없이는 진행 할 수 없었던, POSCO-SMSP-NMC-SNNC 모두가 지속적으로 상호 보완을 통해 협력하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본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앞으로 SNNC는 뉴칼레도니아와 한국의 국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SMSP와 포스코 스테인리스 사업 성장에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 나아가 지역사회에는 고용창출을 비롯 연관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