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지적·임야도 2020년까지 세계측지계로 변환

2015-03-08 11:13
지적공부 1910년 이후 동경측지계 사용
호환성·일제 잔재 청산 위해 세계측지계로 변환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국토교통부는 일제강점기 때 토지수탈을 목적으로 작성된 지적·임야도의 등록원점(지역측지계의 동경측지계)체계를 2020년까지 세계 표준 좌표체계(지구질량 중심의 세계측지계)로 변환한다고 8일 밝혔다.

측지계란 지구의 형상과 크기를 결정해 지형·지물 등 공간정보 위치 및 거리를 나타내기 위한 기준이다. 우리나라 지적·임야도 등 지적공부는 1910년 토지조사 이후 일본의 동경원점 기준인 동경측지계를 사용 중이다.

동경측지계는 세계측지계보다 약 365m 북서쪽으로 편차가 발생해 일본지형에 적합하게 설정돼 있다.

국토부는 지적공부를 세계측지계로 변환해야 하는 이유로 호환성을 꼽았다. 2010년 측량법을 개정해 이미 세계측지계로 지형도·해도·군사지도 등을 사용하고 있어 동경측지계를 사용하는 지적공부는 공간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 일제강점기에 동경측지계로 작성돼 100여년 간 사용한 지적공부를 국제표준으로 변환함으로써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의미도 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2013년 선행사업을 통해 변환절차와 방법을 검증하고, 지난해에는 전국토의 5%인 163만7000필지를 변환했다.

올해도 전국토의 10%인 300만필지를 변환하고, 2020년까지 국가재정 부담없이 지자체에서 기준점측량에 의해 전국토를 세계측지계로 변환한다. 지자체 직접수행으로 총 사업비(1조3000억원)의 8.8%인 1146억원의 국비가 절감될 전망이다.

지적공부를 세계측지계로 변환할 경우 지적·임야도에 등록된 토지경계는 변하지 않고 도면상 위치만 남동쪽으로 365m 이동하게 된다. 실제 토지의 위치는 그대로여서 권리면적, 토지소유권 등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제 잔재가 청산됨으로써 국가 위상은 높아지고, 지적공부와 공간정보가 융·복합된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면서 공간정보 산업이 활성화되고 소유 권리관계 확인이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