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버블세븐(6)] 분당, 사상 최악 전세난 "2년 새 2억 올라"
2015-03-08 15:34
판교동 전세값 상승률, 분당 최고 수준 '전세가율 90% 육박'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판교동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새 최대 2억원까지 올랐어요. 전셋값에 5000만원 정도만 보태면 아예 집을 살 수 있는 곳도 많지만, 손님들이 매매는 선호하지 않고 있어요."(성남 분당 판교동 A공인중개업소)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난의 여파가 분당까지 번지고 있다. 비교적 강남과 접근성이 우수한 분당 판교동 아파트 단지들은 전셋값이 지난 2년 새 2억원 넘게 오르며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사상 최악의 전세난을 겪고 있다.
8일 현지 공개중개업소와 한국감정원 등에 따르면 판교동의 전셋값 상승률은 분당에서 최고 수준에 달한다. 판교동 한림풀에버아파트 전용면적 84.9㎡ 기준 전셋값은 5억4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최고 83%에 육박한다. 2년 전 3억5000만원 수준이던 전셋값은 2억원이 올랐고, 1년 전에 비해서도 1억원 이상 치솟았다.
판교동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년 전 3억5000만원이던 한림풀에버 84.9㎡의 경우 지금 재계약하려면 같은 보증금에 월세 50만~60만원 정도를 추가로 더 내야 한다"며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비율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야탑동이나 이매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규모 단지가 적은 탓에 전세 매물은 오히려 판교동보다 귀할 뿐이다. 역이 가깝고 학군이 좋은 일부 단지는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야탑동 C공인중개업소 대표는 "1990년대 초반 이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이후 전셋값 상승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빨리 계약하지 않으면 전셋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상 최대 수준의 전셋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매계약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셋값 상승률에 비해 매매가격이 수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등 매매가격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장미8단지 현대아파트의 84.7㎡ 기준 현재 매매가격은 5억원대로 하한가였던 2013년 3억5000만원에 비해 1억5000만원이 올랐지만, 상한가를 기록했던 2010년 6억원에 비하면 오히려 1억원이 떨어졌다.
역세권과 우수한 학군을 갖춘 이매동의 경우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는 아파트 단지가 많다. 이매동 삼성아파트 127㎡ 기준의 경우 전세값은 4억8000만~5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매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삼성아파트 매물의 경우 매매가 10건 정도 나와 있지만, 이 가운데 전세매물은 1건도 없다"면서 "전세를 찾는 문의전화나 방문객은 많지만, 올 들어 전세계약을 1건도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