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주류 판매·시계 제조”···힘겨운 기업들 ‘당장 돈 되는 신사업’에 사활 걸었다
2015-03-02 15:57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된 가운데 주요기업들이 준비중인 신사업 윤곽이 드러났다.
주요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주총회 안건중 사업목적 추가 내용을 살펴 본 결과 상위 업체들은 큰 변화가 없지만, 중견기업은 신규 사업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신사업 찾기에 몰두해 왔다. 이는 기존 사업 분야의 성장성이 꺾이면서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했으나 기대 만큼 결실을 얻지 못했다”며 “특히 중견기업들은 눈앞에 놓인 생존을 위해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종합컨설팅용역업’을 진행한다. 조선과 건설을 양대 사업 축으로 하고 있는 한진중공업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앞으로 있을 새로운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추가했다는 설명이다. 기존 사업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제조에서 기술 제공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부동산 임대·매매·개발 및 건설업’, ‘관광업·호텔운영업’, ‘교육 운영 및 용역업’, ‘잡화 및 생활필수품 제조·판매·중개업 및 수출입업’, ‘브랜드 및 상품권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센스업’, ‘시계 및 액세서리 제조·판매업’, ‘유통전문 판매업’ 등을 추가했다.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준비의 일환으로, 향후 회사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임을 보여준다.
2010년 두산그룹에서 금비에 매각된 병마개 업체 삼화왕관은 ‘화장품, 잡화류 및 의약부외품 판매’를, 한국수출포장공업은 ‘발전사업’과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한다. 각각 1965년, 1957년 설립된 두 회사가 창립 50년, 58년 만에 벌이는 첫 ‘외도’다.
SK텔레콤은 ‘수출·입업 및 수출·입 중개·대행업’과 SK네트웍스는 ‘평생교육시설 운영업’을 추가했다.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것으로, SK텔레콤은 국내외 기업들이 IT장비 등을 사고 팔 수 있는 글로벌 B2B플랫폼 사이트 사업을 위해, SK네트웍스는 교육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SK텔레콤에 인수된 MP3P 업체 아이리버는 ‘식료품 제조·판매업’, ‘주류 판매업’, ‘공연시설 운영 및 문화센터 운영업’을 추가했다. 사업영역 확장의 일환으로 기존 역량의 확장에 이어 SK그룹의 문화사업을 맡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 광고대행사 오리콤은 박용만 그룹 회장의 아들 박서원 크리에이티브 총괄(CCO) 부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이런쨈병’의 상표 로얄티 수령을 위한 모형재산권 임대업을, 세아홀딩스는 지주회사 차원의 브랜드 사업 일환으로 ‘브랜드 상표권 등 지적재산권 관리사업’을 추가했다.
만도는 ‘휴게음식업’을 진행한다. 전기 자전거 만도풋루스의 직영매장 카페인 ‘만도풋루스’에서 음식과 음료 서비스 등 고객 편의 서비스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한편 신규 사업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을 달성하기 위한 사업목적 확장도 추진됐다.
삼성SDI는 항공기·철도차량, 선박, 모터사이클, 전투용 차량 등 운송장비용과 건설기계 및 수송기계용 배터리, 전력저장용 배터리 등은 물론 관련 시스템과 소재 가발, 제조, 가공 판매, 임대 및 서비스업 등을 추가해 전기배터리 사업을 적용가능한 모든 분야로 확대했다.
(주)두산은 지난해 퓨얼셀파워 합병·클리어엣지파워 인수·퓨얼셀 아메리카 출범 등을 통해 설립한 연료전지 사업 자회사를 합병함에 따라 ‘연료전지 및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한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했다. 여기에는 개발·제조·판매·서비스·컨설팅·건설 등은 물론 관련 장치와 시스템 개발, 무형재산권 중개 및 임대업 등도 포함됐다.
태양광 전문 업체 웅진에너지도 태양광사업으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발전, 기기·제품·소재의 제조·판매, 온실가스 감축시설, 환경용품 제조·판매 등 모든 분야를 전부 사업목적에 추가함으로써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