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스페셜]세계가 주목하는 2015 양회, 4대 관전포인트
2015-03-02 14:44
리커창 총리 제시할 경제비전, 국방예산, 부양책, 건설프로젝트 등 초미의 관심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양회에서는 거의 모든 중국의 현안들이 논의되며 지도부의 비전이 발표된다. 중국의 역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양회는 중국만의 행사가 아닌, 국제적인 관심을 받는 정치행사로 변모해가고 있다. 올해 양회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세계가 주목하는 리커창의 입
전인대가 개막하는 5일 오전 국무원 총리의 정부공작보고가 예정돼 있다. 공작보고에서 올해 중국정부의 경제운용방침과 목표 등이 제시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최근 여러 좌담회를 개최해, 민주당파는 물론 전국공상연합회, 무당파 인사, 전문가그룹, 각계인사, 외국전문가 등을 만나 정부공작보고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전인대가 폐막하면 총리가 내외신 기자간담회에 나선다. 약 2시간여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답변을 한다. 리커창총리는 유능하고 언변이 좋기 때문에 기자들과의 소통에도 능하다는 평가다. 그가 내놓을 답변들도 주목되지만, 그의 유려한 화술이 다시 한번 전세계의 이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리펑(李鵬) 총리는 10년 재임기간에 124개의 질문에 답했으며, 주룽지(朱鎔基)는 5년 임기동안 73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0년동안 130개의 질문을 받아서 대답했다.
◆슈퍼차이나, 막대한 국방예산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해 말 전군 지휘관과 군수기업 책임자들에게 "무기개발의 새 장을 열겠다"고 선언하며 군사장비 현대화·통합개발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특히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尖閣) 열도)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하는 일본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예산을 편성해 중국을 자극한 점도 이런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또한 시 주석은 양회 직전인 지난달 말 중앙군사위 결정을 통해 인민해방군을 법에 따라 엄격하게 통제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는가 하면 지난 1월에는 "군사외교의 새로운 국면을 한 걸음 더 열어 나가야 한다"며 군사외교의 강화 행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안보 강화와 강한 대외노선, 중국의 국익 수호를 뒷받침하기 위해 군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의미가 담겼다.
◆중단없는 반부패 활동
신중국 건립 이후 유례없이 강도높은 반부패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시진핑 체제는 지난해에도 '호랑이'(고위 부패관료)에서 '파리'(하급 부패관료)에 이르기까지 부정부패 관료 수만 명을 처벌했다.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와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후진타오(胡錦濤) 체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권력자들도 반부패 사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중국공산당의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양회를 앞두고 최근 "반부패 정책이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는 생각에 강력히 반대하며 올해도 고강도 반부패를 유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 일각에서 반부패 활동 지속에 따른 부작용과 피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한 일종의 '경고'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올해 양회에서는 부패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효과적인 시스템 구축 방안과 사회적 분위기 정착을 위해 어떤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 제시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18기 4중전회에서 제시된 '전면적인 의법치국(依法治國·법에 따른 국가통치)'의 실현에 필요한 과학적인 입법, 엄격한 법 집행, 공정한 사법, 전 국민의 준법 실천 등과 관련해 중국의 공안, 법원, 검찰이 어떤 보고를 할지도 주목된다.
◆내수촉진 부양정책 보따리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두 달여 만인 지난달 초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내린 데 이어 3월1일부터 다시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해 올해 강도높은 부양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년여 만에 최저치를 보였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우려까지 제기되자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돈풀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에 이번 양회에서 갖가지 부양정책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양정책의 초점은 시짱(西藏·티베트), 산시(陝西), 쓰촨(四川), 윈난(雲南), 허난(河南), 허베이(湖北) 등 중서부 지역에 집중될 예정이다. 동부연안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한 기반시설을 건설하는데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아울러 현 지도부의 신경제구상으로 힘을 얻어가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방향이 제시될 예정이다. 일대일로는 중국은 물론 세계경제에도 파급효과가 큰 프로젝트로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