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경기도 화성에서 70대 노인이 돈을 달라고 행패를 부리다 80대 형 부부를 사냥용 엽총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수사 결과 형에 대한 원망과 살해 의지 등이 담긴 유서도 발견됐다.

이렇게 최근 세종시와 화성시에서 총기 난사에 의한 사망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충동조절장애' 범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화성 총기 사고에 대해 27일 오전 9시 34분 경기도 화성시 남양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작은아버지가 (시)부모님을 총으로 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4분 후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 소속 이강석 경감(소장)과 이모 순경이 제일 먼저 현장에 도착해 출입문을 열고 진입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용의자 전모(75)씨는 사냥용 엽총을 발사하며 “들어오지 말라”며 경고했다.

그때 이 경감이 전씨를 설득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려고 재차 시도했다. 이에 전씨는 총을 쐈고 이 경감은 총에 맞아 안쪽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당시 이 경감은 방탄복이나 방검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실탄이 든 권총이 아닌 테이저을 들고 현장 진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전씨는 범행 후 자살했다. 이 집 1층에는 이 경감과 전씨와 전씨의 형(86), 형수(84, 여) 등 4명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노부부의 며느리(신고자)는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하는 과정에서 허리 등에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현장에는 경고 사격 1발까지 합쳐 모두 6발의 탄피가 발견됐다. 경찰은 신고자와 유족 등을 대상으로 사건경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범행현장 앞에 세워진 용의자 전씨의 에쿠스 승용차 조수석에서는 편지지 6장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형에 대한 오래된 원망과 반감뿐만 아니라 살해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적혀 있다. 용의자와 형, 그들의 부모와의 가족관계가 원할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형을 탓하는 내용도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가정불화 등으로 오랫 동안 쌓인 분노가 폭발해 발생한 범죄로 여겨지고 있다.

화성 총기 사고 화성 총기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