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방카 팔아 와라" 압박에 은행원들 죽을 맛
2015-03-02 15:06
설 명절 가족들에게 팔라고 신청서 한 뭉텅이 주기도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펀드·방카슈랑스(방카)에 대한 영업 압박으로 은행 직원들이 울상이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유치보다 펀드·방카·카드상품 판매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일선창구에서 수익성이 높은 펀드·방카·카드상품 판매에 집중하라고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A은행 한 지점의 창구 직원은 "요즘 예·적금 유치는 실적으로 쳐주지도 않는다"면서 "고객에게 펀드·카드·방카 등 수수료 수익이 높은 상품을 판매하라는 압박이 심하다"고 푸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예금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2.09%로 한달 전보다 0.07% 포인트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은행들은 예·적금을 받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싼 이자로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많은 데다 막상 예·적금을 받아도 자금을 굴릴 투자처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펀드·카드·방카 등의 판매 수수료 수익에 집중하면서 일선 창구 직원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장이 바뀐 은행이 많고, 새로 취임한 은행장들이 한결같이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수익성 향상을 꼽고 있어 직원들에 대한 영업 압박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