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여객선 1대 뿐인 여수-거문도 항로…뱃길 끊길라 노심초사

2015-03-02 22:00

전남 여수-거문도 항로를 운항하는 '줄리아아쿠아'호.[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여수와 거문도를 연결하는 항로에 정기 여객선 1척만이 단일 운항에 나서고 있어 주민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이 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이 매년 실시하는 선박검사로 운항중단 상황에 놓이면서 자칫 섬 주민들이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2일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여수~거문도 항로를 운항하는 오션호프해운(주)의 선박 '줄리아 아쿠아'호가 정기 선박검사를 앞두고 있다.

여객선 검사는 매년 한차례 실시되며, 통상 1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번 검사를 앞두고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대체 선박을 투입키로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줄리아 아쿠아 운영선사는 선박 검사를 대비해 대체선박(데모크라시 5호)을 임대, 지난달 초부터 1달여간 정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체선박의 외부정비는 마쳤지만 기관수리 과정에서 부품을 구하지 못해 정비 완료까지는 무려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체선박 투입은 물론 선박 안전을 위해 매년 실시하는 검사도 불가피하게 미뤄야 할 상황이다. 

당초 여수-거문도 항로는 청해진해운과 오션호프해운의 여객선이 하루 한차례씩 1000명 이상의 주민과 관광객을 운송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청해진해운의 항로 면허가 취소되면서 '줄리아 아쿠아'호가 섬 주민들의 유일한 발이 되고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한차례, 주말에는 하루 2차례 왕복 운항하고 있다. 

뱃길이 끊길 상황에 처하자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여수해운조합과 한국선급, 여수해양경비안전서, 선박회사 등 관계기관 긴급회의를 열고 '줄리아 아쿠아'호의 검사를 3개월여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해수청의 대응책 마련으로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단일항로가 유지되는 한 이 같은 위기는 또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한 줄리아 아쿠아호가 단독으로 1년 가까이 운항하면서 선박 노후화에 따른 피로도 등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오전 7시 40분께 여수항을 출발해 거문도로 향하던 이 배가 오전 9시 35분께 백야도 서방에서 갑자기 엔진출력 저하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현상으로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해 섬 주민들의 발길이 묶이기도 했다. 

거문도의 한 주민은 "주민들의 유일한 발인 여객선 1대 만을 투입하면서 사고나 선박 고장으로 언제 뱃길이 끊길지 불안하다"며 "운항이 중단되면 육지와 단절돼 생계가 달린 농수산물 운송은 물론 노약자나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도 우려돼 항구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해양청 관계자는 "여수-거문도 항로의 여객선 추가 투입을 위해 사업자 모집에 나섰지만 2차례나 실패해 뾰족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안정적 노선 운항을 위해 개정된 해운법이 시행되는 7월 이전인 3월중이라도 신규 사업자 공모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