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로 중국 인민영웅 '레이펑' 된 남자 "성형은 내 자유"

2015-02-25 11:00
중국 33살 청년 레이펑 되고 싶어 3차례 성형수술, 사진 유포와 함께 '논란'

중국 인민영웅 레이펑(왼쪽)이 되고 싶었던 청년 장이둥(오른쪽)은 3번의 성형수술로 레이펑과 닮은 얼굴을 갖게 됐다.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중국의 인민영웅 '레이펑(雷鋒)'의 얼굴로 다시 태어난 남자가 등장해 화제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공익을 위해 자신을 버렸던 '멸사봉공의 영웅', 레이펑이 성형수술을 통해 다시 중국에 나타났다고 25일 전했다. 성형수술이라도 받아 레이펑이 되고 싶었던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안후이(安徽)성에 거주하는 33살의 장이둥(張藝冬)이다.

장이둥은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3차례 성형수술 후 레이펑이 됐고 기쁨에 레이펑과 비슷한 복장을 한 채 기념촬영도 나섰다. 문제는 해당 사진이 온라인 상에 빠르게 유포되면서 비아냥과 조롱, 심지어 비난의 화살까지 쏟아졌다는 점이다.

장이둥은 "성형외과를 찾아가는 것도, 레이펑처럼 수술하는 것도 모두 내 자유다"라며 "평소 레이펑을 존경해왔고 공익활동에 나서며 그를 닮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레이펑과 닮게 성형을 한 일이 왜 이슈가 되는지, 왜 나를 풍자하는 보도가 쏟아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현 상황에 무력감까지 느낀다고 호소했다.

가난했고 어려서 골수암에 걸려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기부로 수술을 받았고 살아나 감동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언론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많은 이들의 기부와 도움을 받았다고 지난 생을 회고했다.

장이둥은 경제적 안정을 이룬 후에도 고마움을 잊지 않고 하체마비 고아, 골수암에 걸린 소녀, 기댈 곳이 없는 노인 등 사회적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도왔다. 그리고 성형수술에 나섰다. 진짜 레이펑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레이펑은 중국의 노동영웅, 인민영웅으로 불리는 인물로 공산주의청년단 단원, 인민해방군 전사로 근무하다 1962년 교통사고로 22세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일기장에는 근검절약, 봉사와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내용이 가득했고 이에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이 '레이펑 동지를 따라 배우자'고 지시를 내린다. 매년 3월 5일이 '레이펑의 날'로 지정되면서 레이펑은 중국의 영웅으로 떠오르게 됐다.

그러나 50여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은 중국인과 중국 사회의 레이펑에 대한 반응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2013년 3월 레이펑의 날을 맞아 개봉된 관련 영화 3편이 4차례 상영 동안 단 한명의 관객도 끌지 못했다는 '레이펑 굴욕'의 해프닝은 현재 레이펑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중국 사회에 레이펑 배우기에 대한 냉소적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레이펑 얼굴을 한 청년의 등장은 세간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기부를 통해 살아온 인생인데 큰 돈을 들여 성형수술을 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불필요한 개인 기부행위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