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외국인 미용·성형 환자를 불법적으로 유치하는 브로커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포상금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불법 브로커와 거래할 경우 의료기관도 처벌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13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단체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의료시스템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지원협의체’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외국인 미용·성형 환자에 대한 불법 브로커 방지 및 의료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불법적인 환자 유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등록 없이 외국인 미용·성형 환자를 알선하는 불법 브로커를 신고하면 포상하는 신고포상금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이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제의료사업지원법에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불법 브로커 신고센터를 설치해 브로커가 환자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불법 브로커와 거래한 경우 의료기관도 함께 처벌하기로 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병원과 외국인 환자를 병원에 소개·알선하는 사람은 각각 복지부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 처분이 내려진다.

정부는 브로커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바가지 행위도 외국인 환자 유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성형수술 유형별 진료비 책정 범위를 담은 ‘한국 성형시술 진료비 안내서’를 제작해 상반기 중 국내·외에 배포하기로 했다.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 외국인 환자 편의성, 환자 안전 인프라 등을 종합 평가해 우수 병원을 메디컬코리아의 다국어 홈페이지(www.medicalkorea.or.kr)에 공개하고 외국 정부와 공유할 계획이다.

분쟁 발생시 원활한 해결을 위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자동개시에 동의한 병원에는 인센티브도 제공된다.

아울러 의료인의 복장에 명찰 등으로 의료인 정보를 표시하도록 하는 ‘수술실 실명제’가 도입되고,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때 진료 의사, 진료비, 부작용, 분쟁해결 방법 등에 대해 사전에 설명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도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국제환자지원센터를 만들어 병원 정보를 제공하고 법률 상담을 해주는 등 외국인 환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 성형수술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해외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고 지난달에는 중국인 성형환자가 한국에서 수술을 받던 중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날 협의체를 발족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첫 회의를 가진 협의체에는 복지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병원협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국제의료협회 등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