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영토 확장하는 중국…한·중 FTA 전략적 접근 필요

2015-02-25 07:19
창장경제벨트 조성 사업 본격 착수…원난~상하이 중국 최대 규모 경제권
인프라 건설에 국내기업 진출 기회…FTA 협상 정부조달 챕터 포함해야

[표=미술팀]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중국 정부가 초대형 경제벨트인 창장경제벨트(長江經濟帶) 조성사업을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창장경제벨트는 윈난에서 상하이까지 창장(長江)을 따라 동서로 이어지는 중국 최대 규모 경제권으로 11개의 성·시로 구성되며 유역별로 경제발전 수준의 차이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은 물류, 운송, 통관의 통합을 통해 창장 유역 경제를 발전시키고 경제벨트 내 지역간 격차 해소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창장경제벨트를 올해 핵심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최근 3년간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상해 국제무역지구를 시작으로 신실크로드 전략, 일대일로, 톈진·광동·푸젠을 아우르는 제2자유무역지구까지 개발이 한창이다. 여기에 다음달 1일부터 중국 샤먼 자유무역 시험구가 정식 가동된다.

이 가운데 창장경제벨트는 그동안 중국이 조성한 경제확장 사업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창장경제벨트가 궁극적으로 중국이 추진하는 모든 경제영토 확장의 중심기 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중국 창장경제벨트 조성계획의 핵심 사업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올해 창장경제벨트 조성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교통·건설 등 인프라 건설 사업에서 외국기업 진출이 기회가 주어질 공산도 크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간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2015년 7조 위안을 투입해 300여 개의 인프라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 중 교통인프라 건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3대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창장경제벨트 조성사업이 지목됨에 따라 올해 이 지역 교통인프라 건설이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인프라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방식으로 민관협력(PPP)과 외국인투자유치를 언급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협상에서 정부조달 챕터를 포함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창장경제벨트의 역내·역외 연계 교통·물류 환경과 통관제도가 이미 개선되고 있으므로 기존 중국 수출 및 투자 기업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한국 상품을 창장 하류지역을 통해 창장 중상류지역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나 창장 하류지역 진출 기업 중 창장 중상류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기업은 창장 수로 운송기능 강화 및 역내 통관 일체화로 인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노수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시아태평양실 중국권역별 부연구위원은 “기업이 이용하기 편한 장소에서 통관수속을 한 번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야 한다”며 “창장경제벨트와 실크로드 경제벨트 및 동남아 지역 간 교통·물류 연계가 강화됨에 따라 한국이나 창장 유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루트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부연구위원은 또 “지난해 한국기업이 한국에서 생산한 물품을 창장 하류 롄윈강항을 거쳐 중국 내륙으로 운송한 후 화물열차에 실어 유럽으로 보낸 사례가 있다”며 “창장경제벨트에 해당하는 모든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동부연해지역 소도시나 중서부 내륙지역으로 진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