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해야”
2015-02-24 10:33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입제도 3단계 개선 방안 제안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입제도 3단계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사교육걱정'은 1단계로 2019학년도부터 수능 전 과목 9등급 절대평가 도입을 제시했다.
현행 상대평가 방식인 수능의 평가체제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은 수능 개선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으로, 최근 영어 과목의 절대평가 전환이 확정된 가운데 절대평가 전환을 전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교육걱정'은 밝혔다.
절대평가를 도입해도 전 과목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매우 제한적으로, 전체 수험생의 관점에서 보면 충분한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사교육걱정'의 설명이다.
정시에서 최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변별력이 약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동점자 처리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원점수 등 점수 관련 자료를 대학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사교육걱정'은 밝혔다.
2019학년도 수능부터 수학의 시험범위를 ‘수리 나(문과)’는 수학Ⅰ과 수학Ⅱ로, ‘수리 가(이과)’는 수학Ⅰ·수학Ⅱ·미적분Ⅰ로 축소하고, 선택과목을 도입해 필요한 학생이 원하는 진로(전공)의 특성에 따라 한 과목을 응시하도록 해 각 대학이 전공계열(예를 들어, 인문/상경/생명/이공)의 특성에 따라 필수과목을 지정하고 학생이 단순히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이 같은 방안이 수험생의 과도한 부담 완화, 진로와 적성에 따른 학생의 선택권 존중, 수포자 감소에 기여하고, 현재 11월에 시행되는 수능 때문에 자연계 수학에서 선행학습과 학교의 파행적 교육과정 운영을 유발하는 문제 역시 해결이 가능하다고 단체는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올해 수능에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물수능 관련 논란은 근본적으로 수능이 상대평가 체제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수능이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되면 한두 문제를 실수로 틀리더라도 지금과 같이 등급이 하락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정시에서는 동점자 처리 방안으로 점수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 지금과 같은 물수능 관련 논란이 해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물수능이라는 비판 자체가 최상위권 대학의 일부 학과에 국한된 것이고, 전체 수험생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쉬운 수능’이라는 표현이 교육학적으로 타당한 표현이 아니라고 지적하지만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봐도 현행 수능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쉬운 수능’을 표방하는 것은 정책기조로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또 논술 등 대학별고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교육과정 준수, 본고사형 출제금지, 수능 최저기준 폐지 등을 2017학년도부터 엄격히 시행하고 교육과정 준수 여부는 선행교육규제법을 통해 관리․감독이 가능하며 본고사형 출제금지와 수능 최저기준 폐지를 위해서는 논술 등 대학별고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학별고사 비중은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학생부전형의 비중을 점차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논술전형 모집인원은 2014년 34.9%, 2015년 31.8%, 2016년 28.8%로 큰 폭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감소 추세지만 2016년도에 수시 전체 인원의 48.2%를 모집하는 성균관대를 비롯해 대학별로 편차가 큰 것이 현실인 만큼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평가하는 초점은 정규 교육과정 밖의 비교과에서 정규 교육과정의 교과와 관련된 수업과 평가 활동 및 기록으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평가요소에서 비교과 영역을 제외하고 학생부 교과 성적과 함께 교과 활동에 대한 질적 평가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교과)을 도입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제시했다.
2단계에는 2018학년 고1부터 적용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춰 2021학년도 수능부터 수능 전 과목의 시험범위를 문·이과 공통범위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2013년 8월 발표한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에서 제시한 수능체제 개선안 중 제3안(문·이과 완전 융합안)과 유사한 것으로 수능에서는 통합형 교육과정에 따라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공통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과목(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평가하는 것으로 대입전형에서는 수능을 통해 공통 학업능력을, 학생부를 통해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선택하여 학습한 과목을 다양하게 반영해 평가하는 방안이다.
지난해 고1부터 시행됐으나 대입반영 여부는 현재 결정을 유예한 상태인 학교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 자료를 내신 부풀리기 대책을 마련해 2021학년도 대입부터 활용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선 학교의 내신 부풀리기를 견제하고 감독할 수 있는 대책(예를 들어, 호주와 같이 전국 단위 평가 자료를 활용한 학교 간 차이 보정, 정보공개와 대학의 누적 데이터를 활용한 내신 부풀리기 학교 불이익 부여 등)을 남은 기간 동안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현행과 같이 입학생 성적에 의해 서열화 되는 고교 선발 방식을 그대로 둔 채 절대평가 자료를 대입에 반영할 경우, 특목고 수요 폭증과 일반고 몰락 심화 가능성이 있어 각 고교 유형의 특성은 유지하더라도 선발 방식은 전면적인 ‘선지원-후추첨’방식으로 개선하는 정책을 반드시 선행해 실시해야 한다고 단체는 밝혔다.
고교 선발 방식을 개선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학교당 2명씩 추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모집인원의 최소 30% 정도 도입해 절대평가로 인한 일반고의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주요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10개 대학 학생 모집인원의 30%(3만3345명×0.3=1만4명)를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뽑으면, 특목고/자사고 추천 학생이 전원 합격(전국 113개 학교×2명=2260명)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 10개 대학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합격하는 일반고 학생의 비율(2014학년도 기준, 특목고/자사고 26.1%vs일반고 66.9%-자료 출처 : 유은혜 의원실)을 상회하는 특목고/자사고 22.6% vs 일반고 77.4%의 비율로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돼 지역균형선발전형을 현재의 학생부종합전형 안에서 전부 시행하지 않고 별도로 운영한다면 일반고 학생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교육걱정은 설명했다.
학교 내신 절대평가 도입으로 교실에서 다양한 수업과 평가가 확대되고 학생부 기록 역시 지금보다 신뢰도가 높아진다면 학생부전형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단체는 밝혔다.
3단계에서는 학생부의 영향력과 신뢰도 향상, 과도한 대학서열의 완화 등 제반 여건이 갖춰지는 시점에 맞춰 수능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하고, 애초의 취지대로 ‘대학 수학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위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위권 대학까지는 수능을 여전히 어느 정도 변별력을 갖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위권 대학은 2~3배수 정도를 선발하는 자료로 사용하고 학생부 등을 통해 선발하는 방안을 단체는 제안했다.
사교육걱정은 궁극적으로는 학교 교육만으로 대비가 어려운 대학별고사는 폐지하고, 3년 동안 누적된 학교 논술과 수행평가 등의 결과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대입전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학은 전형자료를 얻기 위한 별도의 평가를 실시하거나 학교교육만으로 대비가 어려운 학교 밖의 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결과와 고교가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각 대학의 인재선발 철학에 따라 ‘읽고 해석해’ 자율적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입전형이 궁극적으로 수능과 대학별고사의 영향력을 줄이고, 고교 3년 동안의 누적된 결과물인 학생부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수능이 5등급 절대평가로 전환되고 논술 등의 대학별고사가 폐지된 상황에서 빈자리를 학생부 관련 전형이 대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단체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