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질서 뒤흔드는 푸틴... 우크라이나는 절대 내줄 수 없다

2015-02-23 10:35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신화사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유럽연합(EU) 통합을 주장한 반정부 세력이 부패한 친러파 야누코비치 정권을 붕괴시킨지 23일로 1년을 맞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향력 상실을 우려한 러시아 푸틴 정권은 이를 계기로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에 깊숙이 개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유럽 전체의 안보를 위협하고 세계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의 반대를 무시한 미국과 EU의 움직임을 열거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서방국가들은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변을 “미국이 지원한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러시아 RT(Russia Today) 방송은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중시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인과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이 살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대한 합당한 몫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0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와 관세동맹을 체결해 2015년까지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들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유라시아 경제연합(EEU)' 출범을 목표로 삼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EEU 가입도 시야에 두고 있다.  

이런 구상을 준비하던 푸틴에게 반정부 세력의 정변은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EU통합을 실현하게 될 경우 EEU 구상이 수포로 돌아갈 뿐 아니라 국내에서 ‘반 푸틴’ 기운의 고조를 우려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서방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강화시켜 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석유를 수출하는 최대 자원국가 러시아의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경제 침체에 직면한 푸틴은 국내 구심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를 내세워 내셔널리즘에 호소했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서 러시아가 강경책을 유지하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새로운 종류의 전쟁에는 새로운 종류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 수립을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단순 재래전 형태가 아닌 심리전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시에 사용하는 전쟁 형태를 말한다. 또 온라인전, 사이버 공격, 반군을 이용한 대리전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무기와 병력을 투입하면서 지배지역을 확대하면서도 개입을 철저히 부인한다. 동시에 국영매체를 동원해 선전을 펼치며 하이브리드 전쟁을 구사한다. 

러시아는 에너지 협력 등 경제적 이익과 미국에 대항하려는 중국을 이용해 밀월관계를 연출하며 서방국가를 경계하고 있다. 인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로빈 니블렛 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세계 각국이 원리원칙과 가치관이 아닌 자국의 이익에 따라 그때그때 협력하는 다원세계가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냉전 후 세계를 견인해 온 미국의 지도력이 쇠퇴하면서 혼돈에 빠진 세계정세 한 가운데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