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발연기에 구혜선 보태기…'블러드'의 총체적 난국 [안선영의 엔터생각]
2015-02-23 09:14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블러드'는 방송 전부터 배우 안재현, 구혜선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잘생긴 얼굴과 저음의 목소리, '남친짤'로 더 유명한 안재현이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전지현)의 남동생 천윤재 이후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찬 작품이었으며, 만능엔터테이너이자 '원조 얼짱'인 구혜선의 복귀작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월한 하드웨어를 갖춘 두 배우의 만남은 시청자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 충분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이들의 소프트웨어, 즉 연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이들이 진짜 지상파드라마 남녀주인공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니 말이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블러드'(극본 박재범·연출 기민수)는 뱀파이어 의사의 활약상과 멜로를 담은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 핏기 하나 없는 차가운 냉혈한 캐릭터로 안재현만 한 인물이 없었기에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기민수 PD도 "물론 경험이 짧고 드라마 전체를 끌어갈 만한 역량이 되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뱀파이어 이미지와 가장 비슷하다. 얼굴을 보고 대본을 읽는 데 확신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코체니아 소보크 공화국에서 피 묻은 의사 가운을 입은 박지상(안재현)은 이동 중 반군들과 마주쳤다. 지상을 본 반군들은 방아쇠를 당겼고, 지상은 수십 발 난사당해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중심을 잡으려 애쓰는 몸 동작 하나하나가 중요한 장면이었지만 안재현은 춤을 추듯 이리저리 몸을 흔들었다. 한 번에 쓰러지지 않는 모습을 진지하게 담아내려 했지만 오히려 웃음을 줄 뿐이었다.
아직은 부족한 안재현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 믿었던 구혜선의 등장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감독, 작가부터 화가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구혜선은 정작 본업인 연기는 한참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블러드'는 2회밖에 방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블러드'에 필요한 건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는 '뻔한 이야기'가 아니다. 안재현이 1년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찼다거나 구혜선의 캐릭터 변신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홍보성 이야기도 아니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 있는 배우라면 충분히 성장한 뒤 주연을 맡아야 한다. 시청자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을 안재현과 구혜선의 연기를 '블러드'에서 보길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