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 앞장'… 대우조선해양, ‘차세대 선박’ 핵심기술 특허 무상 제공

2015-02-16 09:48
독자 개발한 ‘LNG 연료공급시스템’특허권, 조선산업 경쟁력 확보 위해 국내 기업에 개방

DSME 고압가스연료공급시스템 HiVAR FGSS[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대우조선해양(사장 고재호)이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위해 자사의 핵심 기술을 국내 기업에 무상으로 개방해 눈길을 끈다.

16일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업체와 기자재 기업들에게 LNG연료 추진선박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자사의 핵심 특허기술을 국내 기업에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다.

무상 제공 대상인‘LNG 연료공급시스템(HiVAR FGSS, 액화 시스템 제외)’은 천연가스를 고압처리 해 엔진에 공급하는, LNG연료 추진 선박의 핵심 기술이다. 해당 시스템이 없으면 천연가스의 선박 동력화 자체가 불가능하다.

관련 기술을 독자 개발, 국내∙외에 특허 출원한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국내 중소 기자재업체들에게 관련 기술을 이전했고, 지난 1월 국내 조선소들과 협약을 체결한 뒤 기술 이전 방식을 논의해 왔다.
 

LNG 연료추진 선박의 연료공급 시스템[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기업간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고 해외 경쟁국에 대한 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 특허권을 개방한다고 무상 이전의 취지를 밝혔다. 국내∙외 시장에서 검증된 LNG 연료공급시스템이 개방되면, 중∙소 조선소는 물론 대한민국 조선 산업 전체의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해양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과 신규 수주 부진 등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올해도 일본 조선사간 합병 및 구조 조정을 통한 대형화와 엔저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 중국 내 대규모 구조조정 및 조선산업 지원 정책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려움 극복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 업체와의 협력뿐만 아니라 대형 조선소간 보유 기술 공유 등 유연한 활용 방안을 도모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른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선제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LNG 연료공급시스템 활용, 지난 해 총 20척 41억불(4조5천억원) 상당의 천연가스 추진 선박을 수주했고 올해도 현재까지 6척의 LNG선을 따내는 등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LNG연료 추진선박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5년 이후 연간 10조원 가까이 증가, 향후 8년간 누적 시장 규모는 최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로이드 선급은 환경 규제가 강화될 경우, 2025년 한 해에만 650척의 천연가스 추진 선박이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특허 개방을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특허 제공과 같은 획기적 결단으로 평가하며, “대기업이 직접 LNG 연료추진선박 시장의 확대 및 공급망 구축의 틀을 마련한 데 이어, 국내 조선업계의 글로벌 생존력 강화를 위해 협력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 고재호 사장은 “당면한 조선해양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조경제 구현과 대∙중∙소 기업간 동반성장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간 협력 관계 구축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러한 협력관계가 조선강국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지름길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