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펀드 모처럼 날갯짓에 다시 뭉칫돈
2015-02-05 16:05
아주경제 이규진·이수경 기자 = 삼성그룹주펀드가 모처럼 수익률을 회복하며 시중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으로 경영승계를 마무리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주가상승 기대감뿐 아니라 실적 개선 전망까지 더해지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주 주가가 긴 조정으로 떨어진 점도 이제는 매력으로 꼽힌다.
5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2개 삼성그룹주펀드는 올해 들어 4일까지 한 달 남짓 만에 2.82% 수익을 올렸다. 여전히 6개월(-9.64%), 3개월(-7.94%)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지만, 회복세는 뚜렷해졌다.
상품별로는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 삼성그룹 적립식 증권투자신탁1'이 연초 이후 3.18% 수익을 냈다. 이에 비해 최근 6개월 수익률은 -10.19%로 한참 동안 애간장을 태워왔다.
동양자산운용 '동양 모아드림 삼성그룹 증권자투자신탁1'도 마찬가지다. 6개월 간 8.52% 손실을 냈지만, 올해 들어서는 3.11%에 이르는 수익이 났다.
수익률이 오르면서 들어오는 돈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투신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적립식 증권투자신탁1은 현재 설정액이 1조6555억원으로 약 1개월 만에 500억원 가까이 순유입됐다. 역시 이 운용사 상품인 골드적립식 증권투자신탁1도 비슷한 액수가 들어왔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인 제일모직, 삼성SDS는 잇달아 상장을 마치고 최근 삼성그룹주펀드에 편입됐다.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대로 삼성그룹주펀드에도 담긴 셈이다. 여기에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기와 삼성중공업, 삼성정밀화학, 삼성증권, 제일모직은 2014년 4분기 줄줄이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실적 예상치도 삼성그룹 18개 주요 계열사는 1분기 순이익이 1년 만에 평균 42%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긍정적인 전망은 주가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24% 가까이 뛰었다. 제일기획·삼성SDI도 각각 16.86%, 14.22% 상승했다. 호텔신라(13.24%)와 삼성전자(2.41%)도 나란히 오름세를 탔다.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매니저는 "최근 2~3년 간 삼성그룹주 주가가 크게 싸졌고, 펀드 수익률이 바닥을 치고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며 "유가가 회복하면서 소외됐던 대형주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펀드로 돈이 몰리는 선순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신중론도 없지는 않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고, 실적 개선도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다"며 "긍정적으로만 보기에는 개선된 기간이 짧고, 불확실성이 있어 펀드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