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모바일업계에 과도한 특허 침해가 우려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노키아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공정당국은 일단 ‘MS의 동의의결’을 수락했다. 다만 MS와 달리 동의의결을 신청하지 않은 노키아에 대해서는 모바일 특허 남용 가능성 등을 심사키로 했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MS사가 노키아와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를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시장지배적 지위·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동의의결 적용은 있었으나 기업결합 사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MS사는 지난 2013년 9월 노키아의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기업결합 건에 대한 동의의결을 지난해 8월 27일 신청한 바 있다.

모바일 관련 특허기술을 대량으로 보유한 MS가 모바일 단말기 생산업체인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특허료 횡포 등 차별적 경쟁 왜곡에 대한 업계 우려가 제기돼 왔다.

노키아는 이번 결합에 따라 모바일 단말기 생산업체가 아닌 사실상 특허관리전문회사(NPE)로 돌변했기 때문. 노키아는 약 3만건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7000건이 통신 관련 특허다.

현재로서는 경쟁 휴대폰 제조사들과의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 이후 휴대폰 관련 특허료를 과도하게 요구하지 않고 있다. MS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특허료로 한 대당 최대 10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괴물인 MS가 노키아와의 결합으로 직접 휴대폰을 생산할 경우 삼성·LG 등 경쟁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해 특허남용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아울러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와 공동 스마트폰 개발 등 사업제휴계약을 맺고 있는 MS는 핵심정보를 공유토록 하고 있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MS의 동의의결 조건은 제조사 특허 라이선스 부여 시 공정하고 합리적인 비차별적 프랜드(FRAND) 준수다. 또 판매금지 청구소송 금지와 향후 7년간 현행 특허료 수준을 초과하지 않겠다고 제시했다.

시장 경쟁제한 우려와 관련해서는 사업제휴계약상 경쟁사 정보공유 근거조항도 삭제했다.

이에 따라 동의의결 개시를 승인한 공정위는 MS·노키아와의 합의 후 30일 이내에 구체적인 잠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삼성·LG 등 업계 이해관계자와 관련 행정기관이 모여 잠정안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는 의견 청취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협의를 거친 최종 동의의결안은 공정위 전원회의를 통해 심의되며, 시정방안 미흡이 판단될 경우 동의의결은 취소될 수도 있다.

반면 MS와 달리 동의의결을 신청하지 않은 노키아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위원회 심의절차에 따라 심사가 진행된다.

지철호 공정위 상임위원은 “사업자의 자발적인 시정을 통해 특허권 남용·경쟁사 간 정보공유와 같은 경쟁제한 우려를 실효성 있게 해소할 수 있다는 점과 미국 경쟁당국(FTC)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건처럼 유사한 사안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적용하고 있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한 것”이라며 “노키아는 이번 모바일 단말기 사업부 매각과 관계없이 모바일 관련 특허를 계속 보유하는 등 모바일 관련 특허를 남용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