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악화'로 은행 '부실채권' 36% 급증, 올해는 괜찮나
2015-02-04 14:28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 성장률 둔화 등의 영향으로 중국 상업은행 재정 건전성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3일 발표한 '2015 중국 금융 및 은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중국 상업은행 부실채권 규모가 7670억 위안(약 133조 원)에 육박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36% 급증한 것으로 12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36%의 상승폭은 4년래 가장 큰 것으로 중국 경제 잠재 리스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실채권 비율도 2013년 1%에 근접한 후 지난해에는 1.16%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영 배드뱅크(부실자산 매입 및 처리기관), 차이나오리엔트자산운용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올 하반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 1조1300억 위안(약 196조원)에 육박, 부실채권 비율도 1.5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PwC 차이나 관계자인 주위(朱宇)는 "국제적으로 부실채권 비율이 2% 미만이면 통제가능한 안정적 수준으로 본다"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부실채권이 늘어나지만 여전히 중국 상업은행은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부실채권 증가폭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 시장유동성 등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정보업체 지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1월 중국 100대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8개월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대비 하락폭은 확대, 내림막길을 이어가면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등 금융회사는 중국 상업은행 등의 부실채권 통계가 중국 경제 잠재 리스크를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부실채권 조사대상이 제도권 은행에 국한되어 있어 실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30% 이상의 대출이 그림자금융(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나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회사)에서 이뤄지고 있어 실제 부실채권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뇌관'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지방정부 부채와 함께 그림자 금융도 언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