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이어 공정위 과징금까지....한화그룹 잡음 끊이지 않아

2015-01-29 14:22

경영일선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앞줄 왼쪽 )이 지난해 12월 7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에 있는 PC 플랜트를 둘러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화그룹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룹 간부급 직원이 청와대 문건 유출에 연루돼 조사를 받은데 이어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과점 혐의로 500억원대의 과징금이 부과 되는 등 잦은 악재에 좀처럼 숨통을 트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를 결정한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한화로의 ‘빅딜 반대’를 주장하며 서울 상경 투쟁을 진행하는 등 인수 후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자칫 미래를 위해 추진중인 그룹 사업 구조 개편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한화그룹 지주회사인 (주)한화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중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0년 이후 4년 만에 하는 것이다.

세무조사 개시 시기와 관련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주)한화는 삼성으로부터 4개 계열사 인수 주체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빅딜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측은 4~5년마다 진행하는 정기 세무조사이며, 조사 대상 자료가 2013년까지 내용이라 인수 계약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그룹의 삼성계열사 인수와 관련 방위사업 부문 독과점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결합심사를 진행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공정위는 29일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인 화약 사업에 대한 독점 혐의를 인정하고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날 국내 산업용화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화와 고려화약이 장기간에 걸쳐 가격 및 점유율을 담합한 행위와 관련, 사업 활동 방해를 한 이들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643억원을 부과하고 검찰고발 조치를 내렸다. 한화는 516억원, 고려노벨화약 126억원을 내야 한다.

공정위는 국내 산업용 화약시장을 복점(複占)하고 있는 두 업체가 서로 간의 가격경쟁을 회피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인상과 점유율에 합의하는 등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막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화는 삼성 계열 4개사 인수에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도 추진함으로써 방산사업을 규모의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가 화약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그룹의 전통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과징금 조치는 삼성 계열사 인수와는 무관하지만 기업결합심사에 있어 최대 현안인 독과점 문제 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