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김동관, 한화 '태양광' 통합 시너지 낼까

2015-01-25 11:10
태양광 사업 난관 어떻게 헤쳐나갈지 재계 시선 집중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상무가 진두지휘하는 한화 태양광 사업의 통합법인이 그의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2월 초 태양광 부문 자회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이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을 통해 셀 생산규모 기준 세계 1위 태양광 회사로 올라서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통합법인은 올 1분기 내 공식 출범한다.

이번 합병으로 한화그룹은 2010년 8월 한화솔라원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 이래 4년여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회사에 등극했다. 아울러 독일,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주요한 태양광 시장에 법인을 두고 있는 태양광 회사의 본사를 한국에 두게 됐다.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법인의 대표는 남성우 현 한화솔라원 대표가 맡게 되며, 영업부문은 올해 임원으로 승진한 김동관 상무가 총괄하게 된다. 당초 김 상무는 한화솔라원의 영업부문을 총괄해 왔다.

이번 합병으로 새 통합법인 '최고영업책임자(CCO)'로 활약할 김 상무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두 회사의 영업을 총괄함으로써 태양광 사업을 한화그룹의 핵심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김 상무가 더 큰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김 상무의 올해 첫 공식 행보는 21일 개막한 다포스포럼 참석이다. 김 상무는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하자마자 부친과 함께 다보스를 방문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김 상무는 올해 포럼에 6년째 참석해 세계 경제 동향을 파악하고, 전 세계 각계각층 지도자들과 친분을 쌓을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임원 승진 이후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과 만나 유럽 등 글로벌 시장 타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포럼을 통해 김 상무가 어떤 선물을 가져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올해 경영상황만 놓고 본다면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난관을 헤쳐나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 폭락과 글로벌 수요 부진의 여파에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까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태양광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은 21일 기준 1㎏당 19달러대로 9주 이상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한화케미칼은 올해 폴리실리콘 생산규모를 오히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올해 폴리실리콘 생산규모를 기존 연산 1만t에서 올 하반기 1만5000t까지 확대하는 등 태양광 관련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상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현지에서 미국 폭스 TV와 인터뷰를 통해 "최근 급격한 유가 하락이 태양광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 내에서 태양광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짐에 따라 향후 시장을 밝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모듈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가격도 하락하면서 정부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 시스템이 경쟁력을 갖는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분 양도만으로 이뤄진 합병으로 한화의 태양광 통합법인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자회사 통합은 2개의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것 외에 당장 크게 달라지는 게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태양광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려면 생산규모 확대는 물론 원가를 줄여나가는 등 차별화된 경영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