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고가 재생] 45년만에 차량길에서 사람길로 탈바꿈
2015-01-29 13:46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과거 45년간 '차량길'이던 서울역고가 총 938m가 '사람길'로 다시 태어난다. 고가는 서울역광장과 상하부를 수직으로 잇고 북부역세권 등으로 통하는 17개의 보행로도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를 29일 발표했다. '7017'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 고가 △1970년 차량길에서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 △1970년에 만들어진 17m 높이의 고가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재생계획의 큰 구상은 서울역고가와 서울역을 중심으로 낙후된 서부역 주변과, 4대문 안 도심을 연계하는 것이다. 서울역고가에 사람을 모으고 연결해 인근 지역의 발전을 유도하는 것이 기본 가이드라인이다.
퇴계로 접속부분 고가는 직선거리에 있는 남대문시장, 남산공원으로 향하는 한양도성이 있는 곳까지 200~300m 연장시킨다. 중림동 램프는 앞으로 추진될 북부역세권 개발을 고려해 일단 철거한다.
중림동 고가 하부의 청소차고지는 이전해 녹지화하고, 향후 건설 예정인 국립극단과도 연결시켜 문화‧창작거리로 거듭난다.
서울역고가가 보행로로 재생되면 고가 시점부(퇴계로)~종점부(만리동) 보행 시간(약 11분)이 현재보다 최대 14분 줄어든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현재는 이 구간을 걸어가려면 지상보행로 이용시 신호대기 3번, 횡단보도를 6번 거쳐야 한다.
당장의 인구유입 차원에서 서울역고가 D급 판정 이후 없어진 버스노선을 부활시켜 남대문시장을 경유토록 한다. 남대문로에 집중된 광역버스 및 공항버스 노선을 퇴계로 방향으로 분산시켜 대중교통 접근성 또한 높인다.
서울시는 그간 이곳 주민들과 소통이 부재했다는 지적에 따라 '시민위원회', '고가산책단' 운영 등의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다. '시민위원회’' 이해당사자 그룹(남대문 상인회·주변 빌딩주)에 분야별 오피니언리더 그룹, 행정분야(서울시·시의회·구청 및 구의회)로 구성, 내달 중 운영에 들어간다.
인근 주민들에게 서울역 일대 재생의 윤곽을 제시하기 위한 ‘서울역 일대 종합발전계획’ 용역도 연내 마친다. 더불어 침체된 상인들에게 미래비전을 보여줄 '남대문시장 활성화' 용역은 2016년 6월까지 함께 추진한다.
고가 재활용에 따른 안전 확보와 관련해 작년 서울시가 서울역고가 구조적 안전성 검토를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 실시 결과, 고가 상부구조를 전면 교체하면 보행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시는 자문회의 결과에 따라 노후화된 상부구조인 콘크리트 바닥판은 전체 바꾼다. 또 기둥과 거더 등도 보수·보강해 안전상의 문제가 없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역고가 재생의 밑그림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오는 4월 24일까지 실시한다. 이와 함께 3월 청책토론회, 4월 시민대토론회 등을 열어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에 나선다. 이후 5월까지 구상을 구체화하고, 6월부터 시민과 소통을 통해 설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고가는 도시의 역사, 시민 삶과 함께해 온 중요한 기반시설물이다. 건설을 통해 파괴하는 과거 방식보다 도시재생으로 시민 삶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자 한다"며 "서울역고가 재생 프로젝트가 서울의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한 상징적 사례가 되도록 시민들과 함께 선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역고가는 1970년 개통 당시 철도로 인해 단절된 교통 흐름을 이어주며 서울 도심발전 한 축을 담당했던 근대화의 상징적 공간이다. 하지만 노후화로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