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흔들리는 청춘 이종석
2015-01-28 08:26
“집에 있는 저는 너무 무의미해요.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거든요. 누워서 TV 보는 정도예요. 게임도 못하고, 술도 못 마시거든요. 그래서 드라마 속 제 모습이 좋아요. 정말 주인공처럼 치열한 삶을 사는 것 같거든요.”
이종석은 지난 15일 종영한 SBS 수목미니시리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에서 언론의 왜곡보도로 가족을 잃고 복수심에 기자가 되는 최달포를 연기하며 뜨거운 수습기자의 삶을 살았다.
“기자요? 저는 못할 것 같아요. 연기 열심히 하려고요. 이번 작품을 위해 데뷔 초에 연기를 봐 주셨던 선생님을 찾아가 다시 수업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이미 활동하고 있는 배우가 수업을 받다 보니 함께 듣던 학생들이 ‘얼마나 잘하나 보자’며 지켜보는 시선도 느껴져 부담됐지만 정말 재밌었어요. 같은 지문과 대사를 연습하는 데에도 똑같이 연기하는 사람이 없었죠.”
“배우가 작품을 가리거나, 시기를 재거나 하면서 필모그래피 관리를 하는데 그러지 않겠다는 의미였어요. 몸값 좀 떨어지면 어떠냐? 연기는 계속, 많이 해야 는다고 생각합니다. 선이 굵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은 나이 들어도 주름까지 멋지지만 저는 그런 얼굴이 아니에요. 연기를 진짜 잘하지 않으면 대중이 오래도록 나를 찾을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소신 있는 고백은 이어졌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 배우가 아니라 연예인인 것 같아요. ‘이런 배우가 되겠다. 저런 배우가 되겠다’며 호기를 품던 시절도 있었죠. 지금은 오롯이 배우로 불리는 게 꿈이에요”.
실패와 휴식 없이 자라난 배우 이종석의 성장통은 지독해 보였다. “행복한가”를 물는데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행복하다고는 말 못 하겠다”고 딱 잘랐다. 고민 없이 들은 거의 유일한 대답이었다.
“‘행복하자’고 입버릇처럼 말해요. 지금 인터뷰 하러 오는 길에도 자이언티의 노래 ‘양화대교’를 들었어요.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라는 가사가 나오거든요. 행복하고 싶은데 왜 행복하지 않은지, 행복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어떻게 해야 행복한지도 모르겠어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정작 혼자 있으면 공허함이 들고,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각인돼요. 드라마 속 제 모습에서야 ‘그래, 이게 사람 사는 거지’라는 기분이 들죠. 2015년 목표요? 행복을 좀 찾아볼까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방향감을 상실한 느낌이에요.”
제 갈 길을 오롯이 아는 젊음이 어디 있을까. 아프니까 청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