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OK시골] 전원생활에서도 나타나는 프로슈머의 물결

2015-01-26 14:28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미래학자 앨빈토플러의 책 '제3의 물결'에서 '프로슈머(Prosumer)'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자신이 사용하거나 만족하기 위해 물건을 만들고 서비스 또는 경험을 생산해 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프로슈머라 불렀다. 스스로 생산하면서 소비하는 사람들을 말하며 이런 행위를 '프로슈밍(Prosuming)'이란 말로 정의했다.

모든 경제활동 영역에서 프로슈머들이 존재한다. 사람들 중에는 프로슈밍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경우도 많고 때로는 프로슈밍이 절박하게 필요할 때도 우리 일상의 중요한 것들의 일부는 이미 프로슈머 경제 안에 있다. 앨빈토플러가 최근 쓴 ‘부의 미래’란 책에서 앞으로 경제활동 인구 중에서 프로슈머들이 폭발적으로 늘 것이란 진단도 내렸다.

프로슈머들이 늘면서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 1800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홈디포는 미국 최대의 DIY용 주택 자재 및 공구를 파는 회사다. 영국과 미국·일본·호주 등에서는 직접 물건을 만들고 꽃을 기르고 정원을 꾸미는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슈밍으로 집의 지붕을 갈고, 외벽의 페인트를 칠하고, 방을 하나 더 들이고, 정원에 나무를 심는 일을 한다면 부동산의 가치는 한층 상승된다. 처음에는 스스로 사용할 목적으로 프로슈밍한 것들이 결국 경제활동이 되고 사업으로 진화된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전원생활 하는 사람들 중에는 프로슈밍을 통해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전원에 살아보려고 땅을 사서 가꾸다 자연스럽게 개발이 돼 비싼 값에 팔고, 내가 좋아서 가꾼 정원과 집의 가치가 올라가 재테크가 되기도 한다. 계곡 속에 전원주택 짓고 살다 자연스럽게 펜션도 되고 카페도 돼 수익을 가져다준다.

전원생활을 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 부동산 가치를 올리며 나아가 경제활동도 원한다면 프로슈머가 되는 것이 좋다. 내가 좋아서 재미있게 프로슈밍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전원생활은 성공적이다. 우리 가족들이 먹으려고 담갔던 된장과 김치가 인기 상품으로 팔리는 것처럼 좋아하는 일을 찾아 꾸준히 즐기다보면 무엇인가가 된다.

전국의 유명한 전원카페나 허브농장, 매실농원, 식물원, 가공공장 중에서도 프로슈머들의 작품인 경우가 많다. 그러려면 조급한 마음보다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견딜 경제적인 뒷심도 필요하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 www.oksig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