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들불처럼 번지는 연말정산 논란, “바보야 문제는 차별이야”
2015-01-21 17:23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이쯤 되면 아비규환이다. ‘13월의 보너스’ 연말정산이 ‘13월의 악몽’으로 둔갑하면서 세금폭탄 논란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급기야 야권 내부에선 박근혜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놓고 조선 후기 ‘탐관오리’ 표상인 조병갑 고부군수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파장이 어디까지 치달을지, 쉽게 예단할 수 없을 정도다.
맞다. 한 개인의 ‘가처분 소득’과 직결된 세금은 단순히 ‘세제의 정상화냐, 비즈니스 프렌들리냐’ 등의 현학적인 엘리트 용어로 규정되지 않는다. 세금의 속살이 그렇다. 그래서 조세(租稅) 뒤에는 항상 ‘저항’이란 단어가 따라붙고, 언론은 때마다 ‘혈세’(血稅) 논란에 불을 지핀다.
애초 정부의 세제개편안 취지는 명료했다. △소득세의 면세자 축소 △법인세 간소화(3단계→2단계) △높은 거래세와 낮은 재산세의 정상화 등이 명분이었다.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가장 논란이 된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도 역진적 성격의 세금절감 방식을 하후상박적으로 재조정한 것이다.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서 중상위계층 소득세의 누진적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한 정부는 국민에겐 ‘엄격한 국민개세주의’ 잣대를 적용한 반면 기업의 법인세 누진세율은 축소했다. 국민의 소득세와 기업의 법인세 방향이 정반대로 간 셈이다.
그 결과는 조세저항이다. 들불 같은 분노가 모든 사회적 담론을 틀어막았다. ‘세금폭탄 프레임’, ‘직장인 유리지갑 털기’ 등의 수사들이 난데없이 튀어나오면서 진화된 사회를 위한 논의 창구를 일거에 자른 셈이다. “바보야 문제는 차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