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경영공백에 투자 계획 차질 … 해외 매출 끌어올리는데 안간힘

2015-01-20 16:38

[이재현 CJ그룹 회장]

아주경제 전운 기자 = CJ그룹이 2년 가까운 경영공백으로 투자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결심이 필요한 굵직한 사안들이 대부분 보류된 상태다. 실제로 CJ그룹은 지난해 당초 계획의 80%만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아직까지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연시에 정기적으로 정기적으로 단행되던 그룹 인사도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태다. 

다만, 해외사업에 대한 비중은 적극 늘려 경영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만 내세운 상태다.

◆ 경영공백 3년차 … 연간 투자 계획도 아직 미지수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해마다 신년 초에 연간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내부적으로 확정된 사안이 없어 발표조차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CJ그룹은 지난해를 비롯해 과거 10년동안 연초에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적이 없다. 때문에 올해는 더욱 이례적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는 최고 경영자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검찰에 구속된 이후 CJ그룹은 주요 계열사의 전략기획책임자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와 손경식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등이 참가하는 그룹 경영위원회 등을 설치해 경영 공백을 메워왔다. 하지만 대행 체계가 3년째에 접어들면서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감한 인수·합병(M&A) 등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미래지향적, 선제적 경영이 3년째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대한통운 물류허브 구축 사업비 3000억원 가운데 지난해 책정됐던 2000억원이 아직 쓰이지 못했고, 1000억원 규모의 CGV 국내외 신규사이트 투자도 무산됐다. CJ오쇼핑의 물류복합센터 건립 등도 보류됐다.

지난해 2조4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실제 집행된 것은 80%에 불과한 1조9000억원 뿐이었다.

연말연시에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임원 인사도 아직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EO를 교체하며 일부 인사를 했지만, 그룹 전체 인사 계획은 아직도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또한 3년차를 들어선 경영공백의 방증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 경영공백 해답은 글로벌

CJ그룹은 경영공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에서 답을 찾겠다는 의지다. 

그룹 관계자는 "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E&M) 등 4대 사업군을 완성하고,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으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했다"며 "올해는 경쟁력 있는 사업을 강화해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영업이익 10조, 글로벌 매출 비중 70%를 돌파하는 'Great CJ'에 한발 더 다가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해외 사료 매출 10조원 달성, 글로벌 사료기업 10위 진입'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와 사료사업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해외직구, FTA 체결 등으로 국제택배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제택배 네트워크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7개국 9개 지역에서 홈쇼핑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CJ오쇼핑은 올해 전지역 흑자 전환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J E&M은 아시아 내 제2거점 마련을 통한 콘텐츠 현지화 전략을 골자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경영공백으로 인해 투자 계획 등이 더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사업부문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를 실시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해외시장에서 매출 확대를 통해 그룹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