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 적자” 박지원 “야권 통합” 이인영 “제3의 길”…텃밭서 대충돌

2015-01-18 15:00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주자인 박지원, 문재인, 이인영(왼쪽부터) 후보[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권 주자인 문재인·박지원·이인영 후보가 18일 야권 텃밭인 전남·광주에서 ‘호남 홀대론’, ‘야권 통합’, ‘제3의 길’을 놓고 충돌했다.

지난 2002년 당시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의 진원지인 광주 등 호남 연설회가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 판세의 분수령인 만큼 이들은 각자의 강점을 집중 부각하며 당심(黨心) 잡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이날 화순 화니움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전남 대의원대회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전대는 총선 지휘부를 뽑는 선거다. 누가 우리 당을 이기는 당으로, 총선 승리로 이끌 수 있으며 정권교체의 희망을 줄 수 있겠느냐”라며 “김대중과 노무현의 뒤를 잇는 ‘호남의 적자가 되고 싶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호남 위기론’을 의식한 듯 “호남의 요구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전국에서 이기라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호남에서 지지받는 당 대표가 되고 싶다. 지난 대선 때 전남도민이 주신 89%의 지지를 결코 잊지 않겠다. 반드시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독재,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주의와 맞서 싸웠다. 저는 ‘소득주도성장’을 무기로 소득불평등과 싸우겠다. 박근혜 정부와 정면 승부하겠다”며 “민주화의 자존심 호남에서 요구한다. 청와대와 내각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 “(지난 대선 당시) 호남에서 9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우리는 패배했다. 정말 죄송하고 한없이 반성한다”며 “급할 때면 호남으로 우르르 몰려 와서 호남 정신을 치켜세우다가 가장 먼저 호남을 버린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 때문에 공천 갈등, 친노(親盧·친노무현)와 비노(非盧·비노무현) 간 계파 갈등, 신당 및 분당의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며 “호남의 분노를 알면서도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로 가자고 성난 호남의 민심을 달래고 설득했던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박지원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친노의 길이 옳다면 문재인, 비노의 길이 옳다면 박지원이 정답”이라면서도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면, 김대중의 길과 노무현의 길이 같다면 ‘이인영’이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세대·세력·시대’ 교체를 주창한 이 후보는 “친노도 비노도 다 틀렸다면, 영남도 호남도 다 뛰어넘어야 한다면 이인영과 함께 ‘제3의 길’을 선택해 달라”며 “세대교체보다 더 새로운 단결의 길도 더 완전한 통합의 길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