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통상임금 1심 판결… 조선3사 '속단은 금물, 결과 지켜봐야'

2015-01-16 15:14

지난해 11월 파업출정식에서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아주경제 양성모·김지나 기자= 현대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과 관련해 조선 3사도 신중한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각 조선소별로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후속대응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마용주 부장판사)는 현대차 노조원 23명이 상여금과 휴가비 등 6개 항목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판결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 가운데 옛 현대차서비스 출신 조합원(5700여명)에게 지급되는 상여금 가운데 일할상여금만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법원 측의 요지는 정기상여금이라 할지라도 일정기간 근무를 조건으로 지급될 경우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법원은 15일 미만 근로자에게 정기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단체협약이 있어 현대차가 2개월에 한 번씩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은 반면, 일한 날짜와 상여금액이 비례하는 일할상여금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조선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현대삼호) 모두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 노조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상여금 지급방식이 현대차서비스와 동일한 일할지급방식으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중공업도 통상임금 관련 소송 1심 진행 중에 있는데 이번 현대차 통상임금 판결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선3사 통상임금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임단협 협의 과정에서 700% 상여금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사측에서 제시했다”면서 “기존 제시안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 자체 임금구조가 다른 만큼 소송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상여금 축소지급으로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회사마다 임금 체계가 다른 만큼 이번 현대차 판결로 이후 협상을 예상하긴 무리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상여금의 600%를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제시했으나 협의회 측의 거부로 부결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개별 조선소마다 소송이 걸려 있는 만큼 법원에서 가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통상임금 문제가 전면으로 부각된 대우조선해양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상임금과 관련해 1심 판결 결과 법원이 사측의 손을 들어줘 항소 등 향후 추이를 지켜보갰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10명의 직원들이 소송을 건 통상임금 관련 소송건이 1심 재판 결과 사측 승리로 마무리됐다. 현재 통상임금 관련 교섭건은 사측에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상황을 지켜보고 이야기하자고 노조 쪽에 얘기해 둔 상황”이라며 “노조는 항소제기할 것으로 보여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