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젠솔루션, 저작권법 위반·업무상배임 '무죄'…"영업비밀 침해 유죄, 항소할 것"
2015-01-16 12:05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재판장 유재광) 재판부는 지난 14일 오전 뉴젠솔루션과 더존 간 세무회계 프로그램 저작권법 위반 및 영업비밀 침해 논란에 관한 법정 다툼 23번째 공판(선고)을 열어 저작권 위반 혐의와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영업비밀 침해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영업 비밀 침해가 유죄로 판결되어 피고 배모씨와 김모씨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고, 뉴젠솔루션과 굿윌소프트에 대해서는 1000만원과 500만원의 벌금을 확정했다. 이는 형량에 있어서 검사의 구형과 많은 차이를 보인 것으로 검찰은 피고 배모씨와 김모씨에 대해 각각 징역 3년, 뉴젠솔루션과 굿윌소프트에 대해 각각 3천만 원, 1천만원의 벌금을 구형했었다.
본 재판의 결과는 세무회계프로그램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영위하던 공룡 기업과 신생기업 간의 저작권위반과 영업 비밀 침해 소송이라는 점,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다는 점 등 앞으로 IT업계에서 유사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판례가 될 수 있다. 2가지 무죄, 1가지 유죄에 얽힌 쟁점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저작권법 위반 혐의에 대한 부분이다. 유재광 재판장은 결심문에서 “회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서식으로 입력내용 및 순서 등이 대체로 정해져 있다. 개발자의 좌푯값이나 연결순서 방법 선의 굵기만으로 창의적인 개성이라 볼 수 없다”며 저작권법을 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를 선고했다.
순서와 서식 등이 정해진 회계프로그램의 특성상, 공통양식에 의해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어느 회사의 독창적 저작물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둘째, 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결심문을 보면 “업무상 배임이란 회사 직원이 ▶영업 비밀을 무단으로 반출하거나 ▶직무상 그것을 취득하거나 ▶퇴직할 때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한 상황을 말한다. 피고인 회사의 각 서버, 개인 PC 데이터, 이메일 등을 압수수색 하였으나 이에 대한 증거가 전혀 제출되지 않았고, 피고인이 피해회사를 그만두고 3년 후에 피고인 회사에 입사하였기에 같은 사업을 할 것을 예상하고 소스를 미리 무단 반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업무상 배임에 대한 무죄 선고의 의미는 더존의 영업비밀에 대한 무단 반출이 없음과 그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뉴젠솔루션 측은 이 업무상 배임의 문제는 영업비밀 침해 혐의와도 유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셋째, 영업 비밀 침해 혐의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다.
▶영업비밀이 보장되려면 대상 자체가 공연히 알려지지 않아야 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하며 ▶상당한 노력으로 비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세 가지 조건에 관한 판결문을 요약해 본다면 “피고인이 개발한 소스코드에는 피해자 회사가 개발하고 공지된 적이 없는 소스가 포함된 점, 피해자 회사가 이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던 점, 비밀유지 서약서 등의 서류를 받고 ISO27001 국제 보안인증의 심사를 위해 조치를 취한 점”을 유죄 선고의 근거로 들었다. 또한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감정서에 의거 상당한 정도의 유사도가 높다는 점, 리버스알파 10개월 세무사랑 3개월로 개발기간이 짧다는 점 등도 유죄 선고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뉴젠솔루션 관계자는 무죄 부분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영업 비밀 침해 유죄선고에 대해선 부당함을 피력했다. “배임 혐의에서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는 것은 불법 유출한 소스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법소스 유출이 없는데 영업 비밀 침해가 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결과이다. 또한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서의 유사도 문제는 오픈 소스가 모두 포함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한, 짧은 제작기간을 유죄의 사유에 포함시킨 부분에 대해서도 “10개월의 개발기간은 회계모듈 개발기간만 해당된다. 회계모듈의 개발과 런칭이 10개월일 뿐 전 모듈의 개발기간은 2년여 시간이 소요됐다. 재판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문제가 되는 파일은 전체 세무회계프로그램의 ‘일부’에 해당된다’고 명기돼 있듯 해당 그리드와 출력물 소스만 수정하면 되기에 3개월의 개발기간이 소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 비밀 관리성에 대해서는 “당시 더존은 제대로 된 보안지침조차 없었다. 소스형상관리 프로그램에 불과한 소스세이프를 접근통제 및 보안기능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뉴젠솔루션 측은 “일부 사실이 사건의 전체 면모인 양 보도되는 것은 안타깝다.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존은 “과거에 뉴젠솔루션의 리버스알파가 소스 도용으로 검찰로부터 기소되자 뉴젠솔루션과 지방세무사회는 2012년 5월에 공문을 통해서 사용에 문제가 없다고 했었으며, 또한 더존의 세무사랑과 관련해서도 리버스알파 측이 기소된 2개 모듈을 새롭게 개발해 문제가 없다며 사실을 오도했다”고 언론을 통해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