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에 '태양광'도 먹구름

2015-01-14 16:03
태양광 핵심소재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 이어져

국제유가 폭락 여파로 태양광 업계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진=한화]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제유가 50달러 선이 붕괴되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저유가에 폴리실리콘 가격까지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은 지난 7일 기준 1㎏당 19.20달러로 전주 대비 0.08달러 떨어지면서 8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2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국내 태양광 관련 업계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됐다. 한화와 OCI 등 국내 업체들의 폴리실리콘 평균 제조단가는 약 25달러 선이다.

적자에 허덕이던 태양광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 폴리실리콘 가격이 22.6달러까지 깜짝 상승하자 향후 사업 추진에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최근 저유가 장기화 여파로 생산단가 확보마저 어려워졌다.

석유가 저렴해지면서 각국 정부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을 줄이려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의 수요 부진도 악재다.

당초 중국 정부는 지난해 태양광 발전 설치 목표량을 14GW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 내 실제 설치량은 6GW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재정악화 등을 이유로 태양광 정책을 보류하거나 재검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지난해 4분기 설치량을 더해도 10GW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일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은 친환경 정책에 따라 태양광 발전을 적극 지원해왔지만, 영국이 최근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책을 재검토하고 있다. 대지진 이후 태양광을 육성해온 일본도 원전 재가동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태양광 업황이 불투명해지면서 관련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한화와 OCI는 올해 투자 전략에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 생산규모를 기존 연산 1만t에서 올 하반기 1만5000t까지 확대하는 등 태양광 관련 투자를 늘릴 계획이지만, OCI는 전북 새만금 산업단지 내 폴리실리콘 설비 증설을 연기하는 등 투자를 잠정 보류할 방침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공급 과잉의 여파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고, 저유가 기조도 지속되고 있다"며 "폴리실리콘 가격 경쟁력 확보와 저유가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이 올해 관련 사업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