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비결은 ‘낮은 규제’
2015-01-14 14:15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싱가포르의 외국인직접투자(이하 FDI) 유치에 있어 글로벌 상위권 유지 비결은 노동시장 등 전반적으로 낮은 규제 수준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 원장 권태신)은 ‘FDI 활성화를 위한 싱가포르와의 제도경쟁력 비교 : 의료․교육․종합휴양업 분야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FDI 유치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싱가포르가 규제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진입규제 완화 등을 주장했다.
한경연은 국가 경제규모가 FDI 유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가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데에는 유연한 노동시장과 낮은 규제 및 적은 세금부담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납세 행정규제 절차와 소요시간 또한 우리가 싱가포르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창업비용의 경우, 싱가포르는 1인당 GNI(국민소득)의 0.6%로, 서울의 법인등록면허세 14.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3.6%와 비교해도 우리의 창업비용은 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싱가포르가 주력하고 있는 FDI 산업 영역으로 의료 서비스를 꼽았다. 싱가포르의 의료관광객은 2002년 20만 명에서 2010년 약 73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보고서는 또 교육 서비스산업에 있어 싱가포르가 해외 유수 대학과 연구소 등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다양한 형태의 영리교육법인 설립을 허용한 점을 들었다. 싱가포르는 현재 인세아드(INSEAD)를 비롯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존스홉킨스대학, 조지아 공대 등 유명 대학과 분교, 공동과정·연구소 등을 유치하고 있다.
외국기업 투자로 마리나베이샌즈·리조트월드 센토사 등 세계적인 복합 리조트(IR : Integrated Resort) 업체를 유치한 싱가포르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비효율적인 진입․영업규제를 적용하고 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공모방식으로 투자자를 선정하는 싱가포르와 달리, 건별 민원신청방식으로 사전심사제도를 운영해 외국인투자 청구가 난립하는 등 체계적인 육성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높은 수준의 신용등급(BBB이상) 요구한다는 점도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