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美 경제성장률 예상치 하회시 환율급변 우려"

2015-01-07 11:00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 환율이 급변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7일 한경연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다변화와 한국의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경연은 "최근 선진국들이 상반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환율 수준보다 예상치 못한 급격한 환율 변동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원화 가치 변동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미국 주식시장 상황과 미국의 금리정책을 꼽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4년 상반기까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의 55%가 빅스지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스지수란 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옵션의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다.

1990년대엔 빅스지수 영향도가 13%에 불과했다.

또 미국의 금리정책이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2000년 이후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선진국 통화의 환율 변동성에는 미국 금리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성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미국의 주식시장과 금리정책에 영향을 받게 된 것은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하에서 대외 금융거래가 더욱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면서 "국제 투자자들이 여전히 우리를 신흥국 디스카운트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부연구위원은 "세계경제가 여전히 느린 회복과 침체 국면을 오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올해 미국경제의 실질지표 등이 예상치를 못 미칠 경우 연준기준금리 인상을 포함한 미국 통화정책 전반의 정상화 과정이 처음부터 삐걱거리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국제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에 휩싸일 수 있다"면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미국 금융경기에 과도하게 노출된 나라들의 통화가치는 급격한 부침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경연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국제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선 외환보유고관리와 기준금리 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