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 합동정밀감식 실시…"화재 원인 따라 보상 책임 갈려"

2015-01-12 16:04

▲4명의 사망자와 126명의 부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에 대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사고 발생 이틀만인 12일 합동정밀감식을 시작했다.[사진=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경찰과 소방당국이 4명의 사망자와 126명의 부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에 대해 12일 합동정밀감식을 시작했다. 화재 원인에 따라 보상 책임과 범위, 규모가 결정돼 이번 감식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전세난 해소를 위해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이 안전 규정 완화로 인해 이번 화재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따라 규정 강화를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 합동정밀감식 실시

합동감식에 참여한 소방당국 7명, 경찰 7명, 전기안전공사 2명, 전기안전공사 3명 등 총 19명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와 주변 피해 건물 등 화재현장에서 감식을 벌였다.

당국은 연소가 확대된 과정과 피해가 커진 이유,  층별 구조와 사망자 발견 지점, 화재 경보기 작동 여부 등을 점검했다.

당국은 연소 확대 요인으로 외벽에 쓰인 드라이피트 공법과 건물 간 좁은 간격 등을 꼽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화재 원인에 초점을 맞춰 사전에 현장감식을 마쳐 이날 합동 감식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당국은 전날 화재 발생 당일의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초기 발화점을 1층 우편함 옆에 주차된 4륜 오토바이 배터리 부근인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오토바이 어느 곳에서 왜 발화했는지는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오토바이는 수거돼 정밀 분석 단계에 있다.

◆ "화재 원인에 따라 보상 책임 갈려"

화재 원인과 관련한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보상 책임이 갈리게 된다. 화재 원인이 오토바이 운전자의 방화 또는 실화일 경우 오토바이 운전자 A씨에게 책임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오토바이에 결함이 있거나 또 다른 외부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이라면 사고 예측 가능성이 낮아져 A씨에게 큰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진다.

만약 화재를 키운 원인으로 건축주의 불법이나 관리인의 부주의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다면 법적 다툼까지 갈 확률도 높다.

이 때문에 의정부시는 일단 부사장 치료비에 대해 지급 보증을 서고 나중에 건물주나 보험사에 구상권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사망자 4명의 장례 비용 처리 문제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또 부상자들과 이재민들은 현재 당장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전·월세 보증금 등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시에서는 일단 3개월 간 생계비를 긴급지원하기로 했다. 1인 가구는 월 63만8000원, 식구 수가 많으면 최대 6인까지를 인정해 154만원까지 준다.

또 정부에 경기도를 통해 의정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건의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30층 이상 고층 건축물에 대해서만 불에 타지 않는 외벽 마감재료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 건축기준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기준 등에 대해 전문가 의견 청취와 국민안전처 협의 등을 거쳐 제도개선을 검토·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