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구조조정, 민영기관 행태와 차별점 없어"

2015-01-12 11:26
자유경제원,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실패 속 교훈' 토론회 개최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산업은행의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민영 금융기관의 행태와 차별 점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자유경제원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자유경제원에서 '산업은행 기업구조조정 실패의 교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초 산업은행이 그렸던 구조조정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현 상황만 놓고 평가하면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민영 금융기관의 행태와 차별점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대표적인 예로 산업은행의 동부그룹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그는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상황은 정책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 사회적으로 보다 바람직한 결과를 추구하기 보단 산업은행의 이익인 채권 및 대출금 회수를 강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권용재 국민대 파이낸스보험경영학과 교수는 현행 기업회생 법절차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상황이 되면 법정관리는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만연하다"면서 "이 때문에 기업회생을 위한 법절차라는 원래 취지를 상실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나 시장은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기업을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결국 기업 회생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초래된다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그 예로 동부그룹의 자율협약 발표 후 동부건설, 동부메탈, 동부CNI 등 비금융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정상적으로 운영중이던 여타 계열사들마저 여신회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권 교수는 "산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 및 회생절차 전반에 있어서 속도 완급에 대한 시간문제가 있었다"면서 "향후 유사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산업은행은 민간 전문가와 해당 기업 내부인사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회의체 등을 구성해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최근 STX, STS조선해양, STX중공업 등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기초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 구성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이 경영진을 교체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실책임자가 그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책임이 경영권 포기만으로 한정되는 것은 패자부활의 기회 제공이라는 기업구조조정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