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후계구도 향방은? '신동빈 승계'에 무게
2015-01-10 00:00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 모두 신동빈 회장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는 이번 롯데홀딩스의 결정을 신 전 부회장에 대한 '퇴진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신 총괄회장이 '실적주의'를 중시해 오던 것과 연계한 것이다.
2013년 기준 한국 롯데가 74개 계열사에 83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일본 롯데는 37개 계열사에 매출도 5조7000억원 가량에 머물렀다.
신 총괄회장이 이런 실적을 반영해 후계 구도를 새롭게 짰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후계구도 재정립은 난항을 겪을 예정이다.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단순하게 정리하면 호텔롯데가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주식의 8.8%, 롯데칠성의 5.9%, 롯데제과의 3.2%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순환출자 정점에 호텔롯데이 있다.
일본롯데를 고려하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신 부회장이 이끌어 온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의 지분 19.1%를 갖고 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점에는 광윤사(光潤社)라는 기업이 있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7.65%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19.1%, 신동주 회장의 지분은 이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총괄회장이 나머지 지분 대부분을 가져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최종 '낙점'을 받아야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에 대한 영향력 확대에 나섰던 점과 이번 인사를 연결해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의 주식을 사며 지분율을 3.92%까지 높였다. 그 결과 5.34%를 보유한 신동빈 회장과의 차이를 좁히며 경영권 분쟁 양상으로 보여왔다.
또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 주식도 신 회장(13.46%)과 신 부회장(13.45%)간 차이가 0.01% 포인트에 불과한 만큼,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을 둘러싼 문제가 더 확산되기 전에 신 총괄회장이 싹을 자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국 롯데의 경우 일본에 비해 덩치가 워낙 큰만큼, 신 총괄회장이 계열사들의 특성에 따라 분리해 후계구도를 다시 짤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