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실적부진에 빠진 중국 딜러상에 9100억원 리베이트 조치

2015-01-06 15:27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독일 자동차 기업 BMW가 중국 딜러상에 대해 대규모 리베이트(판매자가 판매 금액 일부를 구입자에게 환불하는 행위) 조치를 결정했다. 지난해 판매량 급감으로 적자경영에 빠진 중국 딜러상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중국 제일경제일보(第一財經日報)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인용, 독일 BMW 그룹이 중국 딜러상에게 51억 위안(9100억원)을 보조금 명목으로 돌려줄 예정이라고 6일 보도했다. 이 중 25억 위안은 춘제(春節·중국 음력설) 이전에, 나머지 금액은 1분기에 지급될 계획이다.

앞서 중국 딜러상들은 독일 BMW 그룹에 대해 60억 위안 규모의 리베이트 조치를 요구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독일 BMW 그룹이 제시한 과도한 판매량 목표치에 따른 압박으로 재고가 많이 남게 됐고, 이에 적자경영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내 BMW 딜러상의 매출실적을 조사한 결과 60% 이상이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 4S점(판매, 부품, 정비, 서비스를 일괄 관리하는 브랜드 대리점)의 경우 지난 3년간 90% 이상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MW의 이번 조치는 세계 1위 규모의 중국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을 고려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함께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중국 딜러상들과의 마찰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12월 초에는 BMW와 함께 독일 4대 명차 기업으로 꼽히는 '벤츠'가 자발적으로 '격려금' 명목으로 중국내 딜러상들에게 10억 위안을 지급했다. 최근 아우디 또한 연례회의를 개최, 중국 딜러상들에게 20억50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국인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시장 경기는 매우 어두웠다. 두자리 수 성장을 해온 중국 자동차 판매 실적 또한 뒷걸음질 쳤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중국 정부가 외산업체 등을 중심으로 반독점조사를 강화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중국정부는 후베이(湖北)성 BMW 판매처에 162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일본의 12개 부품회사에 12억4000만위안, 폭스바겐에 2억4858만위안, 후베이성 아우디 판매처에 2996만위안의 벌금 부과 조치를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간 침체됐던 중국 명품차 시장이 올해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낙관했다. 올해 중국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약 7%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